관리 중심의 공간에서 이용자 중심의 공간으로

정독도서원(명지대 안찬우 설계) 모형 사진

2018 경기도건축문화상 계획부문에서 ‘정독도서원’을 설계한 명지대학교 안찬우 학생이 특별상(대한건축사협회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상)을 수상했다.

학생으로서 마지막 작품이 될 이번 작품을 계획하면서 디자인적 비례와 감각에 대해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던 안찬우 학생은 이번 수상을 통해 그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다시 한 번 경기도건축사회에 감사를 전했다.

안찬우 학생은 “건축을 전공으로 공부했던 지난 4년의 기간 동안에는 주로 공간의 기능적 해결 또는 논리적 접근과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하며, 이번 작품에서는 디자인적 비례와 감각에 초점을 두고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의도를 가지고 적당한 사이트를 찾던 중에 정독도서관을 알게 되었다.

정독도서관은 공공적인 성격으로 보나 정치역사적인 성격으로 보나 굉장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이곳의 역사를 보았을 때 기존의 건물들이 도서관 건물로서 지어진 것이 아닌 학교건물이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현대의 시대정신인 ‘공유’의 공간에서 아직까지도 과거 근대시대의 장서보관 중심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공유의 정신에서 여전히 도태된 한국의 도서관 구조를 새롭게 바꾸어 보고 싶어 이번 작품을 계획하게 되었다.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주변과의 ‘소통’과 ‘공유’이다.

기존의 정독도서관의 장점은 주변 공간이 자연적인 지형에 의해서 독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심의 삭막한 공간과는 다르게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정독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 알고 있더라도 한번도 올라가 본적이 없다는 사람도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이곳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한국에서 도서관이 가지는 이미지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갈 필요가 없는, 혹은 가기가 꺼려지는 공간으로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독도서원(명지대 안찬우 설계)

이러한 기존의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인식 자체를 새롭게 바꾸어 보고 싶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잠깐이라도 지나다닐 수 있고 또 이곳을 영화관이나 공원과 같이 여느 문화향유공간처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물론 도서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정적인 공간도 고려하면서 말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도서관의 기능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본래는 도서관의 기능에 맞춘 공간이 아니라 학교건물로서 지어진 정독도서관이 현재의 도서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도시재생의 목적이 아닌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공간의 형태로 보나(주제별로 독립된 개가식 분류, 편복도형) 각 실의 동선으로 보나(1, 2, 3동 분리)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래 1900년대를 시작으로, 불과 한 세기 사이에 엄청나고도 다양한 종류의 정보와 자료들이 새롭게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은 그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존의 도서관 운영방식 및 형태에서는 효율적으로 수용 및 운영하기에 기능적, 공간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이미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되고 있는 정보들의 형태와 앞으로 더욱 급속도로 늘어나게 될 막대한 양의 정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형태를 가지는 도서관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기 공공도서관의 형태인 장서보관 또는 장서관리중심의 도서관 형태에서 이용자 중심의 공간으로 재구성해보고자 했다.

이에 현재의 정독도서관을, 공원의 공간개념과 결합시켜 기존의 장서관리중심의 도서관에서 탈피한 이용자 중심의 ‘책 속을 거니는’ 공간으로 재구성을 시도했다.

즉, 본 작품에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모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 공원’ 같은 도서관이다.

정독도서원(명지대 안찬우 설계) 자료

하지만 이번 작품을 마치며 안찬우 학생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한꺼번에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의미 있는 한 작품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내용들이 있어서 한편으로는 마무리를 다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도 다른 해외의 건축물들과 달리 국내 건축물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며, 건축사뉴스가 이러한 국내 이슈들을 좀 더 많이 다룰 수 있고 또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작용하였으면 좋겠다.”고 건축사뉴스에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정독도서원(명지대 안찬우 설계)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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