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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부문 동상
층층마당집, 옹기종기 일곱집 이야기
㈜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설계
투시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에 위치한 단독주택 ‘층층마당집’은 다락이 있는 4층 다가구주택으로 요즘 보기 힘든 마당이 있는 집이다. ㈜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는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건축의 ‘마당’을 활용한 설계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2018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마당’이 가지는 공간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해온 허재봉 건축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마당이라는 공간을 통해 소통을 꿈꾸는 옹기종기 일곱집을 만들어냈다.

층층마당집.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우리의 옛 건축물은 서양건축물의 OPEN SPACE와 같은 ‘마당’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현대의 다세대 주택설계에도 활용해보고자 했다. 마당은 공간적으로는 집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면서 만나는 반외부, 반내부 전이공간이었다. 이 전이공간에서는 사계절, 태양 등 자연요소의 변화를 가득히 받아들여 거주자에게 풍부한 공간감을 주었다.

건물전경.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그러나 오늘날 여러 집 사람들이 함께 사는 다가구주택에서의 ‘마당’은, 이러한 공간가치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대지면적 등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구색 갖추기 정도의 외부공간으로만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렇게 사라져 가는 마당의 ‘가치’에 대한 고민 끝에 다락이 있는 4층 다가구주택, 일곱집이 모여 사는 ‘층층마당집’이 완성되었다.

함께 모여 사는 일곱집 사람들이 층마다 만들어진 조그마한 마당공간을 통해 전통건축에서 경험했던 그 풍부한 공간감 및 사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졌다.

하지만 같은 건물이더라도 어떤 주거철학을 가진 거주자가 사느냐에 따라 건물은 설계 의도대로 이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불편함만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건물주가 건물이 가진 가치 지향점에 대하여 동의하는 거주자를 우선 입주 시킨다면, 설계에서 의도한 ‘마당’의 가치를 잘 누리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층층마당 전체조감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층층마당집’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 건물은 층마다 마당을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3층 쌈지마당과 골목에서 외부로 이어진 내민 공간들, 4층 바깥마당과 장독대, 두 개의 다락 사이의 옥상마당이 층층마다 마당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옹기종기’란 크기가 다른 작은 것들이 고르지 아니하게 많이 모여 있는 모양을 의미한다. 크기가 모두 다르고 작은 ‘일곱집’이 단층형, 복층형으로 층층의 마당들과 함께 어우러져 모여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또 다른 이름으로 ‘옹기종기일곱집’이라 붙여주었다.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미래의 거주자에게 제시하는 새로운 ‘주거평면형식’

2층은 익숙한 기존 다가구주택의 주거형식을 원하는 거주자들을 위해 원룸, 투룸, 쓰리룸으로 구성된 각각 다른 3가구 평면을 제시하였다.

3층은 3층~4층~다락까지 3개의 수직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복층형 투룸 1가구, 쓰리룸 1가구를 제시하여, 젊거나 수직공간을 선호하는 거주자가 선택하도록 하였다.

3층 나머지 2가구는 쌈지마당을 가진 독립형 단독주택 개념으로 집주인 또는 중, 노년층이나 마당공간을 선호하는 거주자가 선택하도록 하였다. 즉, 투룸 1가구는 쌈지마당 안채로 사용하고 별채인 원룸 1가구는 본채 주거자의 작업실이나 자녀 또는 부모님의 별채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작업실이 필요 없거나, 자녀 출가 등으로 주인부부 혼자 남게 되면 원룸별채를 추가로 임대하는 계획이었다.

쌈지마당골목 입구조감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거주자에게 ‘층층마당’이란?

3층 마당은, 쌈지마당을 중심으로 남측 내민공간과 동측방향 골목을 통해 연결된 내민공간을 만들어 쌈지마당이 남측, 동측으로 동시에 시각, 동선적으로 확장되어 답답하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동측 골목에 접한 원룸 별채에 베란다형 투시형 창문을 설치하여 원룸 별채에서 외부로 바라본 시선 및 동선이 연결 골목으로 확장되도록 하였다.

좌측 별채(원룸)와 정면 내민공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4층마당은, 3층~4층~다락까지 3개 수직공간이 있는 투룸, 쓰리룸 2가구와 관련된 마당으로, 안방에서 남측을 향하는 바깥마당을 각각 두어 남측 전면 건물과의 사이에서 공간감을 만들고 충분한 일조를 맞이하도록 하였다. 특히 서측에 위치한 복층형 투룸의 경우 바깥마당에서 다시 1.2m 높이의 여섯 계단을 올라가서 엘리베이트 상부공간을 이용한 장독대를 두었다.

쌈지마당과 안채(투룸) 위 바깥마당과 장독대계단.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쌈지마당 연결복도와 내민공간(정면).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옥상마당은, 좌우 다락에서 옥상마당으로 진입 가능한 큰 창을 두고 옥상마당 북측은 북풍 차단용 및 북측 건물과의 시각적인 차단용 Q블럭(고밀도시멘트벽돌)벽체를 두어 충분한 일조를 확보하는 동시에 아늑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복층형 이웃간의 소통 및 교류의 공간이자 필요시에는 마당 중앙에 파티션을 두어 독립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3층 투시형 계단실문과 쌈지마당 그리고 좌측 안채(투룸).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단면계획

수직으로 펼쳐진 층층별 마당과 단층형, 복층형 가구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마당에 접한 내부 거실공간은 모두 남향으로 계획하여 풍부한 일조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도록 배려하였다.

3층 투시형 계단문을 나가면 쌈지마당이라는 작은 마당을 접하는데, 이 공간에서 남측으로 이어진 내민공간과 동측 골목 지나 이어진 내민공간을 접할 수 있다. 3층의 단층형 원룸 별채는 골목과 만나는 베란다창호를 설치하여 좁은 원룸 내부공간에서의 시각을 외부 골목으로 확장시키고, 골목과 내민마당을 원룸 별채의 야외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의 단층형 투룸의 거실 베란다 창에서는 쌈지마당-골목-동측 내민공간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단독주택의 마당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복층형 투룸과 쓰리룸의 경우에는, 4층의 안방 외부에 쾌적한 일조와 전망을 가진 바깥마당을 두었다. 특히 복층형 투룸은 바깥마당에서 1.2m 높은 공간에 장독대 공간을 설치하여 그 위쪽에 위치한 옥상마당까지 이어지는 풍성한 시각적 공간감을 느끼도록 하였다. 이 장독대 공간은 엘레베이트 상부에 위치한 PIT 상부 슬라브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옥상마당은 옥상 양쪽에 있는 다락 창문을 통해 옥상마당으로 나가도록 하여 이웃과 서로 소통, 교류하거나 원하면 마당 중앙에 간이 파티션을 두어 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옥상마당의 북쪽은 북풍 및 차면을 위한 높은 벽체를 두어 남측의 일조와 전망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아늑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상,하수 설비는 대부분의 상하층 간의 화장실, 다용도실들을 서로 조금씩이라도 겹치게 배치하여, 소음발생 가능성이 큰 배관들이 거실, 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입면계획

주변 대부분의 건물 입면들이 장식을 강조한 징크판넬과 석재마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본 건물은 비(非)장식적이며, 색과 재료에서 단순한 외장 재료를 사용해 수수하고 단아한 느낌의 외관이 되었다. 외부 벽체는 벽돌 하나의 길이가 500mm인 Q블럭(고밀도시멘트벽돌) 한 종류만 사용하고 창틀 후레싱은 벽돌색깔 보다 조금 어둡고 다운된 약간의 청색이 가미된 금속으로 마감하였다.

창호의 위치와 크기, 모양은 복잡한 평면 구성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 수평선과 수직선이 맞추어져 있어 절제되면서 단정한 느낌이 든다. 이를 위해 창호평면도를 창호 입면안과 비교 검토하여 최선의 안을 도출해냈다.

1층, 2층 평면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평면계획

1층에서는 상업적으로 중요한 서측 15m도로면에 접한 점포를 주차대수 0.5대이하의 면적으로 계획하여 0대로 하되, 나머지 다가구주택은 대지 여건상 최대 주차가능대수인 가구당 1대씩 7대로 배치하여 건축주가 요구한 7가구로 구성할 수 있게 하였다. 점포는 대지 level차를 이용한 계단참 밑 화장실과 추가 화장실, 총 2개의 화장실을 설치하여 하나의 공간으로 임대할 시는 남녀화장실로 각각 사용하고, 두 개의 공간으로 임대 시에는 각각 임대공간의 실내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다가구주택 진입공간은 동측면 11m도로면의 중앙부에서 진입하여 자동문을 지나 계단실 홀에서 엘리베이트나 계단을 이용해 2층과 3층 각 세대 현관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당은 실내공간과 건물 밖 외부공간 사이에 위치한 전이공간요소로, 층층별 다양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은 전형적인 실내 계단실내 진입 현관으로 구성되었지만, 3층부터는 각 가구들이 외부공간으로 나가는 층층의 전이공간에서 마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족한 가구별 공간규모로 인해 콤팩트한 크기로 수납공간을 계획하였다. 즉, 방, 화장실, 주방, 다용도실의 크기 및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의 규격을 중규격 이하로 결정하여 거주자가 부족한 수납공간 등에 적응하도록 유도하였다. 이것은 큰 수납공간 계획으로 인해 다른 필수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이외에도 에어컨실외기 위치는 대부분 시각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북측면에 설치하도록 계획하였고, 거실, 안방 등 최소한으로 필요한 실에만 배관 설치하였다.

3층, 4층 평면도.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건축사는 항상 ‘좋은 집’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산다. 그 동안 좋은 집이란 사는 사람의 주거욕구에 부흥하여 이용의 만족과 감성의 행복을 주는 집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불특정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가구주택의 경우, 그 특성상 설계자가 콤팩트하게 설계하여 ‘마당’이라는 주거형식을 새롭게 제시하는 ‘층층마당집(옹기종기일곱집)’은 ‘마당’ 크기만큼 좁아져 버린 상대적 ‘실내공간’ 박탈감에 불편해 하는 거주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집’의 기준은 집이라는 덩어리로만 결정 할 수 없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집을 이해하여 가꾸고, 누리며 사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과 공간의 가치를 찾아서 온전히 누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층층마당집’에 들어온다면 그저 평범하게 보였던 집이 감성을 주는 ‘마당 좋은 집’으로 느껴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비(非)장식적이며, 색과 재료에서 단순한 외장 재료를 사용해 수수하고 단아한 외관. 사진제공=㈜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허재봉 건축사)
허재봉 건축사

허재봉 건축사

㈜티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주택과 한옥 그리고 가구디자인을 주제로 한 건축 및 가구설계, 목공작업과 학생 지도를 겸하고 있다. 일반주택 및 양옥+한옥 설계에서 ‘마당’이 가지는 공간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옥설계전문인력과정 최우수상 국토부장관상(2011)을 수상하였고, 최근에는 ‘층층마당집’으로 제23회 경기도건축문화상 동상(2018)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유정아 기자  dbwjddk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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