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계획부문 특별상 수상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건축에는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그 안에 담기는 것을 배려해야 한다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수원 팔달문 앞에 위치한 영동시장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현재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불편한 공간이 되었다.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 플랫폼을 제안하고자 계획된 프로젝트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현지)’는 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계획부문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본 프로젝트는 먼저 시대의 변화에 주목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비슷한 질의 품질이 대량생산하여 분배가 가능해졌고, 이를 모두가 비슷한 선에서 사용하는 공평성을 위해 근 몇 년간 우리는 복제와도 같은 대량생산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술뿐만 아닌 경제의 성장으로 현재는 개인과 공공성의 의미가 확대되고 중요시 되었다. 이는 건축에서 더 이상 양을 추구하기 보단 공간의 질을 추구하는 추세를 가져왔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또한 현대인들은 어떤 욕구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공급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생존에 관련된 기본적인 욕구, 즉 의식주가 주된 관심사였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혁명의 변화는 우리가 더 이상 원초적인 의식주에 메여있지 않도록 그 범위를 넓혀주었다. 

그래서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예전엔 중요시되지 않던 교육이나 편리성이 등이 강조되게 된다. 

더불어 개인의 교육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요구를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추어 살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을 요구하게 되는 양상으로 보여진다. 

우리는 이런 이론적인 생각을 실제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현상으로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같은 물건이라도 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생산되고,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먹는 샤브샤브 음식점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읽을 수 있다. 즉 커스텀화가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건축에서도 어김없이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고 스스로 커스텀화 할 수 있는 공간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건축가는 더 이상 모든 공간의 용도와 행동을 지정해주지 않고 많은 다양성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디자인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포용한 건축물 안에서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며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한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수원 팔달문 앞에 위치한 영동시장은 약 220년 전 정조가 화성을 설립한 그 순간부터 백성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고 또한 그 공간에서 문화를 즐기며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

이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유동적으로 변화가 가능하게 만들어진 마당이란 것이다. 옛 역사 속에서 마당이라는 존재는 시장뿐만 아니라 사물놀이나 씨름 등의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었고, 길로써 사용되었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하지만 현재 그 자리에 시장은 그런 생동성이 아닌 무생물로서 자리 잡고 있다. 건축은 그 안에 담기는 것을 반영한 형태이고 프로그램이어야 하는데, 지금의 시장 건물은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게 있어 시장은 협소하고, 길을 잃고, 폐쇄적인 답답한 공간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또한, 현대의 기능이 최우선 된 마트에 밀려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 옛 시장의 본질을 마음에 담고 있는 특정 연령층만 아직도 시장을 그리워하며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그저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야 했던 당시의 시장을 담은 건축은 맞지 않는 옷인 것이 증명됐다. 앞서 언급한 시대의 변화와, 그리고 건축이란 그 안에 담기는 것을 배려해야 한다는 숙명에 따라 시장을 담는 집은 변화해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본 프로젝트는 새로운 시장 플랫폼을 제안하고자 한다. 시대의 변화를 담아낸 건축을 통해 소외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우리 삶의 터전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영동시장 속 시장 이야기(곽주영/신현지/김희정)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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