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피앤씨㈜ PC영업담당 손호균 상무

현장 생산 기반인 건설 프로세스가 탈현장 건설(Off Site Construction)으로 전환되고 있다. 현장마다 복잡하고 파편화된 건설 프로세스가 보다 표준화되고 통합된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는 현장 기능공 부족과 노임 상승, 노동시간 단축 등 현장 노동환경의 변화와, 공기 단축, 공사비 절감, 품질 향상 등에 대한 고객 요구, 근로자의 안전확보 및 탄소배출, 폐기물 저감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등이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변화이다. 

탈현장 건축은 공장에서 생산한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공정을 현장에서 진행하지 않고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자재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공사 투입 인원, 기간,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건설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철거 및 재사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일본과 유럽 및 싱가포르에서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이 표준적인 주택건설 공법으로 더욱 발전되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도심지 40~60층 규모의 초고층 공동주택 건설은 거의 대부분이 PC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공법과 기술개발은 꾸준하게 추진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스마트건설, 즉 탈현장 건축(Off Site Construction)이 미래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이미 물류센터, 반도체 비주거 건축에서의 PC공법 적용은 일반화되었다. 

국토교통부가 주목하고 있고, 현재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탈현장 건설의 핵심은 공동주택 가치 향상을 위한 OSC기반 PC공법 설계 적용이다. 쉽게 말하면 아파트 지상층에 PC공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LH토지주택연구원, OSC연구단을 중심으로 현장의 PC적용율 확대를 통한 공기 단축, 공사비 절감, 공정관리최적화 등을 위한 기술개발과 공동연구에 속도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국토교통부는 평택 고덕동 A58블럭 14공구 아파트 1개동의 지하주차장부터 지상, 옥탑까지 모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대 PC아파트 실증사업 시연회를 개최했다. 평택고덕 PC공동주택 실증사업은 국토부의 탈현장 건설 기반 공둥주택 생산시스템 혁신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OSC연구단이 추진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책임형건설사업관리방식으로 발주한 현장이다. 국내 아파트 건설공사 경쟁력과 품질 및 안전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PC공법의 확대를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이 산학연 PC전문가들의 평가다. 

평택고덕 A58블럭 107동 PC아파트 실증사업 현장. A58블럭 전체 10개 동 1295가구 중 1개동 82가구, 12층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지상층, 옥탑까지 PC공법을 적용(자료제공=손호균)

물론, PC의 단점도 존재한다. 이미 생산된 PC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연결부위가 존재한다. 이 연결부위의 결합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기밀성과 단열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결부위가 약해져 누수가 결로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PC 연결부위의 접합문제와 시공성을 개선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PC인 '더블월(Double wall)공법'이 개발, 적용되고 있다. 더블월은 두 개의 콘크리트 패널을 'ㅅ'모양의 철근(Truss Girder)로 고정한 PC벽체이다. 콘크리트 패널 사이의 공간을 비워 제작하고,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해 벽체를 완성한다. PC공법과 RC(철근콘크리트) 공법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프리캐스트 콘크리토서 양 공법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 

우선, 빈 공간 없이 제작하는 전체 PC제품에 대비해 부재의 중량을 줄일 수 있어 운반 및 시공성이 우수하다. 또, 공장에서 제작된 패널 사이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연결 부위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일체화된 공법으로 시공이 가능의 PC의 단점인 접합부 누수를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PC와 콘크리트의 안정적인 결합으로 현행법상 15층(45m) 시공이 불가능한 PC와는 다르게 15층 이상에도 시공할 수 있다. 더블월은 현재 아파트 주동하부와 지하주차장 외벽 등에 많이 도입되고 있다. 이전에는 1개층 1절 더블월을 썼다면, 최근에는 시공 시간 단축 등의 장점으로 인해 2개층을 한번에 시공하는 2개층 1절 더블월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더블월(Double Wall) 개념도(자료제공=손호균)

전원주택 단지에 PC 더블월 공법을 적용할 때에는 더블월 내부에 단열재를 추가할 수도 있다. 두 개의 콘크리트 패널 내에 우레탄 단열재, 구조철근, 트러스거더, 내측 패널 등을 추가해 일체화하고, 그 사이를 GFRP, 즉 유리섬유 철근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외측 패널과 단열재는 외단열의 역할을 하고, 내부는 구조체의 역할을 한다. 제로에너지 패시브 기술 중 PC 적용 가능 기술은 고기밀 및 외단열이다. 더블월 내부에 단열재를 추가하면 이를 만족할 수 있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에 적용하여 제로에너지 건축물 1등급 예비 인증을 받았고, 패스브하우스 권장 기준인 열관류율 0.15 대비 0.11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 결로가 없는 주택을 시공한 사례가 있다.

(단열더블월(Insulated Double Wall) 개념도자료제공=손호균)
단열더블월(Insulated Double Wall) 개념도(자료제공=손호균)

공동주택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주택단지, 리조트, 타운하우스 등 주거용 단지에 PC 더블월을 적용하거나, 지하층 기초를 PC구조로 하고 지상층은 목구조를 연결하는 공법이 현장에 반영되고 있다. 한편, 기숙사, 오피스텔, 군병영시설 및 숙소 등 준주거용 건축에는 콘크리트 모듈러 공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콘크리트 모듈라 공법이 기존 철골 모듈라, 목조 모듈러에 대비해서 특히 차음, 진동 등의 주거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사진 : 아파트 건설에 적용 가능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진 : 아파트 건설에 적용 가능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자료제공=손호균)

지난해말 31년만에 '건축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사 표준시방서'가 다시 씌여졌다. 올해는 '건축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사 구조 및 설계 지침'이 새롭게 지정될 예정이다. 올해 '건축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사 구조 및 설계 지침'이 새롭게 지정되면, 우리도 일본과 같이 초고층 지상층 건물에 대한 PC공법 적용에 대한 구조 및 설계 지침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탈현장 건설을 위한 제도개선, OSC공법 적용 시 인센티브 제공 등에 대한 정책과 지원 강화 역시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는 바, 가까운 시일 내에 맞이하게 될 PC아파트 전성시대의 꿈의 현실화를 기대해 본다. 

삼표피앤씨㈜ PC영업담당 손호균 상무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삼표그룹에서 레미콘 등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였다. 

현재는 삼표피앤씨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영업담당으로 건설생산 방식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PC공법의 현장 적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ohn@samp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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