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지역건축사회 건축기행(사진=양덕수)
2023 이천지역건축사회 건축기행(사진=양덕수)

이천지역건축사회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회원 34명이 참여한 가운데 9박 10일간 유럽 건축기행을 다녀왔다. 이천지역건축사회는 2년마다 해외 건축 기행을 진행해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잠시 쉬었던 해외 건축 기행을 올해 재개했다. 

이번 기행은 현대 건축 및 모태가 되는 건축물을 답사하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고, 더욱 가치 있는 건축물을 창조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첫째날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을 찾았다. 빈의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빈 미술 아카데미 건축과 교수로 임명된 뒤부터 수 많은 건축 전문가들을 양성한 건축가 '오토 바그너'가 1906년 콘크리트 바닥판을 사용해 설계한 비엔나 우체국을 비롯해 체제시온, 칼스플라츠스테이션, 아돌프 로스가 설계한 로스 하우스,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등을 답사했다.

오토  바그너는 초기 역사 주의 양식인 고전 주의, 신르네상스 양식에서 벗어나 간결한 양식으로 바뀌어져 갔고, 그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나 그가 설계한 오스트리아 빈의 많은 건축물과 기반 시설 등은 지금도 아르누보 건축의 대가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오토바그너의 비엔나 우체국(사진=양덕수)
오토바그너의 비엔나 우체국(사진=양덕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은 지난 2008년 비엔나 경영대학 캠퍼스를 EU 최대의 경제, 경영 대학으로 조성하기 위한 ‘비엔나 경영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 공모가 진행되었으며, 연구·교육을 위한 최적의 여건으로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한 이 계획은 비엔나의 건축사무소인 ‘BUSarchitektur’의 ‘캠퍼스 마스터플랜’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5팀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캠퍼스 건물을 한 동씩 맡아 설계를 진행함으로써 비엔나 경영대학교 조성계획은 2013년 완공되었다. 이 중 자하 하디드의 설계사무소인 Zaha Hadid Architects가 설계를 진행한 건물은 도서관 & 학습센터로, 지상 5층 규모의 도서관은 카페, 강당, 사무실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고, 약 24,000명의 학생과 1,800명의 직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도서관이다.

Zaha  Hadid Architect’s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 학습센터 외부전경(사진=양덕수)
Zaha  Hadid Architect’s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 학습센터 외부전경(사진=양덕수)
Zaha  Hadid Architect’s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 학습센터 내부(사진=양덕수)
Zaha  Hadid Architect’s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 학습센터 내부(사진=양덕수)

이 건물은 2014년 RIBA European award를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들은 “만약 새로 생긴 대학 캠퍼스가 그것을 지도에 확실히 배치하기 위해 거대한 제스처를 요구 한다면, Zaha  Hadid Architect’s의 비엔나 경영대학 도서관 & 학습센터는 새로운 캠퍼스를 위한 진정한 아이콘으로서 그 방법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4일째에는 프라하로 이동해 프랑크게리의 댄싱 하우스를 비롯해 프라하 성과 카를교 및 구시가지 광장 등을 답사했다. 프라하의 주요 중심가의 하나인 유서 깊은 구시가지 광장은 보헤미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과 명소로 둘러 싸인 곳으로, 프라하 천문시계, 리틀 스퀘어, 쌍둥이 타워가 있는 고딕 양식의 틴 성모 마리가 교회 내부도 둘러 보았다.

댄싱 하우스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블라도 밀루니치와 프랑크 게리가 설계한 프라하의 대표적 현대 건축물 중 하나로, 미국인 댄서이자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함께 춤추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해 과거 프레드와 진저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었다. 이 건축물은 탈구축주의 양식으로 기존 원근법을 벗어나 혼란을 가져오고, 갖가지 모양과 사이즈를 지닌 콘크리트 패널 99개가 곡선으로 구불구불 흐르는 모양을 연출하고 있다.

프랑크게리의 댄싱 하우스(사진=양덕수)
프랑크게리의 댄싱 하우스(사진=양덕수)

또한 이 건축물의 프라하뿐만 아니라 체코를 대표하는 해체주의 건축물 중 하나로, 1997년 타임즈 디자인 콘테스트 수상작이자, 역사적인 의의가 큰 현대 건축물이다.

5일째에는 프라하를  떠나 베를린으로 이동해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유태인 박물관과 1968년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하고, 2021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리노베이션 한 뉴 내셔널 갤러리, 아이엠 페이가 설계한 독일 역사 박물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Neues Museum, 미스 반 데어 로에가 건축 학장으로 있었던 현대 건축의 근원으로 불리는 BAUHAUS 등을 답사했다.

두 건축사의 손길이 느껴지는 뉴 내셔널 갤러리는 많은 아류들을 창조해 낸 원형적 건축물로, 지금까지도 이것을 창조한 건축가의 무서운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건축물은 20세기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먼저 설계해 지붕과 바닥의 두 평면 사이에 만들어진 투명한 공간을 창조하여 정해진 어떠한 기능을 부여하지 않아 모든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neue nationnalgalerie-미스 반 데어 로에(사진=양덕수)
neue nationnalgalerie-미스 반 데어 로에(사진=양덕수)

또한 이러한 보편적인 공간은 21세기 건축에도 가장 중요한 화두이며, 많은 건축가들에게 교과서가 되고 있다.

이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2016년 봄부터 보수 작업을 진행하였고, 기존 인테리어 자재 보존을 원칙으로 작업하여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처음 설계한 것과 같이 복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밖에도 미술과 공예와 건축을 종합한 독일의 BAUHAUS 학교는 현대산업 디자인과 모더니즘 건축의 산실로, 바우하우스에서 생산한 전등, 벽지, 가구와 같은 산업제품들, 그리고 타이포그래피 등은 그 단순하고 세련된 형태와 구성으로 현대 디자인의 고전이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술 대학 커리큘럼이 바로 90년 전 바우하우스 프로그램으로부터 발전된 것이다.

Bauhaus(사진=양덕수)
Bauhaus(사진=양덕수)

바우하우스는 ‘생활 속의 디자인’ 이라는 문구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학교를 넘어 하나의 건축〮디자인 양식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천지역건축사회 최덕수 회장은 “이번 유럽 건축기행을 통해 유럽의 과거와 선진 건축 양식과 문화를 배우고자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2년 주기로 건축 기행을 추진해 지역 건축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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