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New Project] 세번째 프로젝트는「산본도서관」으로 최근 2023 한국리모델링건축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산본도서관은 물리적 공간을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화합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프로그램 동선에 맞춰 잘 녹여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모델링 후 조감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리모델링 후 조감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리모델링 전 조감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리모델링 전 조감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군포시 산본도서관은 1994년 준공된 건물로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산본신도시가 개발될 때 LH가 지어서 기부채납한 도서관이다. 산본신도시의 중심거점이 되는 중앙공원 한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 군포시에 있는 6개 도서관 중 이용율이 가장 높으며, 그만큼 밀도가 높고 늘 이용자로 인해 복잡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구조적인 이유로 1층에만 서가가 있고, 2층은 학습열람실로만 쓰이고 있어 제대로 된 도서관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도서관에서는 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들이 쾌적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증축 및 리모델링이 결정했다.

철거 후 신축 또는 확장 이전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증축 및 리모델링이라는 방법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건축물이 30년도 지나지 않아 산업폐기물이 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서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지키자는 취지에서다.

이러한 목적에 맞춰 설계자는 기존 건물의 구조를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공간을 덧붙여 도서관의 기능을 재탄생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

리모델링 프로세스(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리모델링 프로세스(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먼저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집중했다.

산본도서관은 'H'자 평면으로 도서관의 기능에는 적합하지 않은 평면구조이나, 코너 부분의 반원형 매스와 공원 쪽 정면성을 지닌 파사드 등 건축적으로 의미가 있는 요소들을 남겼다.

반원형 매스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반원형 매스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반원형 매스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반원형 매스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코너의 반원형 매스 증축되는 부분의 내부로 들어가면 멀티미디어 열람실의 벽으로 존치시켰다. 외장재를 벗어버린 콘크리트 구조체를 그대로 노출해 새로운 공간 안에 옛 구조체가 다시 살아나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천창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천창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천창 기존에 있던 원형의 천창을 언젠가부터 내부에서 막아서 그 모습을 알 수는 없었지만, 상에 노출된 천창의 구조물은 옥상에 커다랗게 노출되어 주변의 고층 건물에서 보면 도서관의 조형적인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있었다. 이를 살려 실버도서관을 천창 인근에 배치해 밝고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이는 기존 구조물의 낮은 층고를 보완해주는 역할도 한다.

붉은 조적벽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붉은 조적벽 변경 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붉은 조적벽 산본도서관 1층은 화강석, 2층은 붉은벽돌로 마감되어 있었다, 리모델링 시에 1층의 화강석은 대부분 존치하고, 2층의 조적 부분은 내진보강 등의 사유로 대부분 철거되었다. 다행히 증축되어 북스테어로 조성되는 부분에는 기존의 외벽 부분이 내부로 들어오게 되면서 기존의 조적벽이 새롭게 만들어진 북스테어와 어우러져 개성적인 공간이 되었다.

(좌상)반원형 매스 변경 전, (우상)반원형 매스 변경 전, (좌하)붉은 조적벽 변경 전, (우하)천창 변경 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좌상)반원형 매스 변경 전, (우상)반원형 매스 변경 전, (좌하)붉은 조적벽 변경 전, (우하)천창 변경 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다음은 어떤 공간을 새로이 만들 것인가이다.

요즘의 도서관은 학습열람실이 아닌 책과 함께 여가를 보내며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맞춰 융합공간, 순환공간, 개방공간을 조성했다.

산본도서관 야경(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산본도서관 야경(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주출입구(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주출입구(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주출입구 기존의 주출입구는 후면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 대로변의 버스정거장 인근으로 주출입구를 변경하고, 차폐식재의 조경을 걷어내 광장형 마당으로 조성하여 접근성, 인지성, 개방감을 높혔다.

북카페 담소방(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북카페 담소방(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북카페 주출입구와 가깝게 넓은 개방형 북카페를 배치했다. 이 공간은 산본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전통'이라는 컨셉을 살려 한옥 컨셉으로 어린이 도서관을 조성해 사용하던 곳으로, 그 디자인 요소를 일부 가져와 새롭게 현대한옥의 느낌을 부여했다.

북스테어(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북스테어(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북스테어 공원쪽에 있던 부출입구 부분을 증축하면서 1층과 2층을 연계해주는 북스테어를 조성했다. 다양한 활동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이 공간은 새로움과 예것의 관계를 이어주며 전체 도서관의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Interview (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김재정 건축사

(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김재정 건축사
(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김재정 건축사

김재정 건축사는 “많은 부분들이 각각의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으며, 현장 여건과 공사비의 한계 등에 의해 실현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이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일이며, 시공 중에도 끊임없이 현장을 확인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고심해 진행했던 프로젝트이다”라고 회상했다.

“30년이 다 된 건축물을 새롭게 소생시키는 일은 신축의 2~3배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건축사의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건축사로써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Q : 산본도서관 설계 진행시 군포시에서 요구한 사항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A : 군포시에서는 트렌드에 맞게 개방형 도서관을 원했으나, 군포시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실을 최소한이라도 유지해 줄 것과 한정된 예산안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줄 것도 요구했다.

Q. 리모델링시 지역주민 의견 반영을 위해 진행한 내용 궁금합니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실제 설계내용으로 이어진 내용이 있나요?

주민설명회 때 지역주민들은 학습실의 존치, 동아리방, 실버도서관의 분리 등의 의견을 주셨다. 하지만 근래의 도서관들은 별도의 학습실, 실버관 등을 물리적으로 구획하지 않고 전체 공간이 하나로 움직이며, 각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각각의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편이라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에 최근의 도서관들을 보여드리고 변화된 공간개념에 대해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주민을 위한 아이디어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주출입구의 위치를 대로변으로 이동하고, 도로변의 차폐식재처럼 되어있던 수목을 걷어내고 진입마당을 조성한 것이다. 이는 주출입구의 인지성과 개방감을 높이고, 바로 앞의 버스 정거장 이용자들의 편의성까지 높였다.

두 번째는 기존의 부출입구를 없애고 공원으로 이어지는 부분의 단을 낮추어 공원으로의 연결동선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었다. 반층 계단을 올라갔다 운동장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바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동장으로 접근하기 쉬워졌다.

Q. 내부공간 프로그램 구성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기존의 공간에서 가장 변화된 부분은 1층과 2층을 연결해 주는 ‘북스테어’이다. 1층에는 어린이 자료실과 담소방이 있고, 2층에는 종합자료실이 있는데, 북스테어가 두 공간을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이곳에는 무엇보다 개방공간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증축되는 부분에 북스테어를 만들고 1층과 2층을 수직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특히 기존의 외벽을 내부로 들여 북스테어에 앉아서 볼 수 있게 하였는데, 새로운 공간과 옛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외부의 자연경관을 끌어들여 시그니처 공간이 되었다. 도서관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스팟이다.

내부공간 프로그램은 대부분 일반도서관과 비슷하지만 산본도서관에만 있는 특별한 공간은 메이커스페이스와 실버도서관인 여유당이다.

메이커스페이스는 주민들이 3D프린터나 재봉 등 여러가지 장비를 다루면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실버도서관 여유당은 명칭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지었는데, 별도로 구획되지 않고 일반인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특히 기존 건축물인 천창을 다시 살려서 디자인해 낮은 천장고를 극복해 밝고 건강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Q. 리모델링은 신축보다 더 업무량이 많다고들 한다. 리모델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리모델링 작업은 꼼꼼한 현황 파악부터 이뤄져야 하므로 신축보다 업무가 현저히 많다. 자료도 미비하고, 구조나 설비 등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공사하면서 현장 상황에 맞게 설계변경을 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보다 수월하게 리모델링을 하려면 준공도서 등이 정확하게 있고, 유지관리에 대한 이력이 정확하게 남아 있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번 프로젝트는 증축이 수반되었기에 전체적인 공간구조를 새롭게 개선할 수 있었다. 단순 리모델링이었으면 아마 드라마틱한 변경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변화를 주면서도 기존 건축물의 흔적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요즘 시민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SNS에 도서관 사진을 많이들 게재하시는데, 공교롭게도 기존의 건축 요소를 살려서 디자인 한 부분을 많이들 공유하시는 것을 보니 디자인한 의도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Q. 송부동주민센터도 그렇고 공공건축에 관심을 꾸준히 두고 계신데, 특별히 공공건축을 하는데 일관되게 이어오는 설계관이 있으신지요.

공공건축은 이용자가 주로 지역 주민이다. 설계를 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이용자 중심의 설계라고 생각하는데, 사업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간건축에서는 개방공간이나 불특정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 등을 적용하기 어렵고, 사업성이나 프라이버시 등이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공공건축은 좀 더 이용자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공공건축 설계를 선호하는 편이다.

평면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평면도(자료제공=(주)건축사사무소 다보건축)

설계개요

대지위치 :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1122

대지면적 : 공원면적 40,020.70㎡, 도서관 부지면적 4,390.00㎡

건축면적 : 1,635.89㎡(변경 전), 2,663.67㎡(변경 후)

연면적 : 3,586.71㎡(변경 전), 5,448.46㎡(변경 후)

건폐율 : 4.09%(변경 전), 6.58%(변경 후)(법정 : 15% 이하)

용적률 : 7.55%(변경 전), 12.20%(변경 후)(법정 : 80% 이하)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변경 전), 지하 1층, 지상 3층(변경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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