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8년 개관 목표로 모든 수장품을 시민과 공유하는 국내 최초의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
- 조성비 1,260억 원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세계적인 건축가 참여하는 국제 설계공모 추진
- 혁신적 디자인의 도입을 위해 민간 기부채납 시설을 시가 주관하여 설계공모하는 첫 사례
- 세계적인 건축가 다수 참여하는 설계공모 진행...심사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개PT’ 형태로 진행
- 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작, 세계인이 찾아오는 서울 문화랜드마크 기대

오세훈 시장 유럽 출장 중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관람(자료제공=서울시)
오세훈 시장 유럽 출장 중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관람(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서초구 구(舊) 정보사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최초의 ‘보이는(미술관형) 수장고’를 건립한다. 이번 수장고는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열린 미술관형 수장고’의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서초구 ‘미술관형 수장고’는 대지면적 5,800㎡, 연면적 19,500㎡에 조성비(공공기여비) 1,260억(공사비 약 1,000억, 설계비 약 65억 등)을 투입하여 조성된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제한된 박물관․미술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이다. 오늘날, 세계 뮤지엄 운영의 패러다임이 기존의 ‘관리’와 ‘수집’의 개념에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개방’과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시도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은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네덜란드 출장에서 방문한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의 혁신 사례에서 건립 검토가 시작되었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Depot Boijmans Van Beuningen)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위치한 ‘개방형 수장고’로 보이만스 판 뵈닝언 컬렉션이 소장 중인 약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큰 영감을 얻었고, 이에 서울시도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형 수장고 도입을 즉시 추진하게 되었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의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으로 조성된다. 사업주체인 SBC PFV(주)(엠디엠그룹,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서초구, 서울시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지난 9월 12일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이동준 SBC PFV(주) 대표가 참석하여 협약식을 거행하였다.

서리풀 특별계획구역은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원(97,275.2㎡)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연면적 590,593.500㎡에 업무 및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이 사업의 인센티브를 위해 토지와 건축물을 조성하여 공공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은 공예·조각·회화·고고(考古)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최대 수장량)을 생생하게 만나보게 된다. 그동안 서울시 산하 박물관·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적·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상설 전시나 기획전시가 특정 주제에 의해서만 구성되어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우수한 문화예술 자원들을 적극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가 보유 중인 문화예술자원은 약 45만 점(‘23년 6월 기준)으로 그중 약 5%만 전시되거나 공개되고 있다. 반면 폐쇄 수장고에 보관된 95%의 소장자료들은 일부 연구자 및 관계자에게만 허용될 뿐 관람객들의 접근은 거의 허용되지 않았다.

서울시 ‘미술관형 수장고’는 유리창이나 가이드 투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우수한 소장품을 적극 공개하여 전체 소장품의 공개율을 3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한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한 배치를 통해 소장품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의 문화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방침이다.

수장고 건축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조명하여 건축물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창의적·혁신적 건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여 건축가의 설계의도나 건축과정, 건축방식과 특징 등에 대한 설명과 체험을 더한 형태의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관람객은 단지 수장고만, 또는 기획전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물’로서의 수장고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서울시는 기존 미술관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기 위해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을 포함한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 7명을 초청하여 설계 공모에 나선다. 공모 지침서를 9월 8일(금)에 서울시 설계공모 전용 홈페이지(project.seoul.go.kr)에 올리고 본격적인 국제 설계공모를 시작한다.

해외건축가로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사(영국)(런던 밀레니엄 브릿지·런던 시청, 애플 파크와 전 세계 애플 스토어 설계, 프리츠커상을 수상) ▲헤르조그 드 뫼롱사(스위스)(런던 테이트모던·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설계, 프리츠커 상 수상)▲MVRDV사(네덜란드)(세계 최고의 개방형 수장고인 로테르담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설계) ▲3XN사(덴마크)((IOC본부와 UN City 설계)가 참여한다.

국내 건축가로는 ▲조민석(부띠끄 모나코,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 ▲임재용(클리오 사옥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 ▲유현준(2016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이 참여한다.

서울시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설계 공모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 이에 설계 공모 심사를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12월 심사를 거쳐 연내 보이는 수장고의 밑그림을 그릴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프리젠테이션을 한자리에서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로 건축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공개PT를 현장 참여 및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개 예정이다.

이번 설계공모의 심사위원으로는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교수)와 Grace La(하버드 디자인대학원 건축학과 학장) 등 6명이 선정되었다. 심사위원단은 참가자들에게 ▲미술관형 수장고의 미래비전은 무엇이며 설계안은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 ▲제출된 계획은 독창적이고 혁신적인가? ▲대상지의 기후조건에 대응한 기술적·환경적 혁신을 특히 외관에 어떻게 적용하였는가? ▲혁신적인 전시와 수장을 위한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참여자들은 설계안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심사위원은 국내 3인 해외 2인, 총 5인으로 구성하였으며, 추가 1인을 예비 심사위원으로 선정하였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건립은 40년간 미지의 땅이었던 대상지를 시민에게 온전히 그 가치를 돌려주는 데 의의가 있으며, 민간과 공공이 균형을 유지하며 상호 상생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했다. 또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세계적 건축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혁신과 도전, 실험이 실현되는 건축물이 구현되어,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든 성공적인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개방형 수장고는 최근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선도적인 시대의 아이콘(icon)이다” “이번 ‘(가칭)보이는 수장고’ 건립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랜드마크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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