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소요산)을 지나 연천군을 향하다 보면 38선을 지날 때 원시인과 매머드가 반겨주는 게이트를 만날 수 있다.

이곳 38선을 지나면 왼쪽으로 반짝이는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이 전곡 선사박물관이다.

뒤에 언급되겠지만, 뱀이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반짝이는 스테인레스 뱀이라니!

잠시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대해 알아보면, 다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예전 국사 시간이나 국사시험에 단골로 출제되던 문제가 있는데, 다음 중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지역은?(혹은 아닌 곳은?) 답 중에는 평안남도 상원 검은모루 동굴, 공주 석장리 유적, 연천 전곡리 유적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 연천 전곡리 유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인데 동북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세계사를 바꾼 유물이 발견된 유적지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 동안 유럽, 아프리카, 인도 부근까지는 아슐리안계 양날 주먹도끼가 발견되었는데, 상대적으로 동아시아는 찍기 문화권으로 문영이 늦게 발전했다고 주장하던 학설이 1978년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인류세계사를 수정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전곡선사박물관에 들어서면 입구에 약간 생뚱맞은 이글루 형태의 경비실과 화장실이 맞이한다. 주먹도끼 조형물을 지나고 숲을 지나면 거울처럼 반짝이는 박물관 건물이 나온다.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저거 마감이 어떻게 될까? 하면서 점점 다가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외장재는 스테인리스 판넬이다. 그것도 미러(mirror) 마감으로. 날씨가 맑은 날은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외관을 가지고 있다.

모든 건물 외관이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서 가끔은 어리둥절해진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이 거꾸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신기해서 입구 외벽으로 다가가다가 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조잡스럽지만 저런 손잡이도 만들어 놓고 있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왼쪽편으로 전곡선사박물관을 건축 할 때의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런 기록이 있는 것도 참 반갑다. 대부분의 공공 건축물의 설계자를 남기고, 기록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곳도 마찬가지인데, 설계자는 누구인가? 궁금해진다.

2005년 12월부터 3월까지 48개국 346개 팀이 응모한 가운데 국제 설계공모가 진행됐으며, 2006년 4월 4일 국제건축가연맹(UIA)의 공인을 받은 건축가 8명이 심사해 당선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프랑스 건축가 니콜라스 데자미에르(X-TU)의 거대한 선박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선사유적지로 통하는 문’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내부 고성도 선사시대를 잘 표현했다” 면서 “현재의 유행에 집착하지 않고 건축 역사의 교훈에 충실한 의미 있는 작품” 이라고 평가 의견을 남겼다.

뱀이 길게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디자인을 가진 박물관은 뱀의 비늘을 형상하기 위해 스테인리스를 외부 재질로 사용하게 된다.

한국의 서울건축과 공동으로 실시설계를 마치고, 2009년 3월 기공식을 거쳐 2011년 4월 개관했다. 한쪽 벽면에는 각종 건축상에서 수상한 기록을 하고 있다.

로비를 지나 2층 전시장으로 올가는 계단을 걷고 있으면, 공룡의 배 속이나, 고래의 배 속에 들어온 느낌 혹은 동굴에 들어온 느낌도 든다.

매머드 뼈조각 맞추기 체험도 하고, 아기 매머드와 원시인 모형들도 볼 수 있다. 적어도 95마리의 매머드에서 나온 15톤 정도의 뼈가 필요했다는 매머드 뼈막집 모형도 볼 수 있다.

전곡 구석기나라로의 시간여행 여권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오른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 현생인류로의 진화과정도 만들어볼 수 있다.

전시관을 나와 건물을 좀 더 둘러보고자 한다.

유적지에서 박물관을 바라보면 하늘, 박물관, 풀들이 서로를 잘 보듬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대적인 건축재료인 스테인리스 미러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반짝임이 물가의 윤슬마냥 오히려 눈을 즐겁게 해준다.

보통의 관람객들은 잘 안다니는 길이지만, 박물관 지붕으로 올라간다.

박물관이 땅속에 박혀 있는 형상이라 흙과 만나는 부분의 마감이 궁금했는데, 역시 그렝이질을 했다. 지붕을 가로지는 관리용인지, 관람용인지 모를 길이 있다. 건축쟁이들의 당연한 궁금증을 해소한다. 스테인리스 판넬은 어떻게 마감이 되었을까? 저 곡면들은 어떻게 마감을 했을까? 하나하나 해소된다.

스테인리스 판넬 한 장 한 장 만들어 붙인 모습이다. 자하하디드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외장마감이 그렇듯, 시공사가 고생이 많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설계 실무자들이 제일 고생이 많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말이다.

가끔 보이는 펀칭된 부분은 야간에 조명부분이다. 뱀의 비늘을 형상화한 부분으로 보인다.

전곡 선사박물관은 경기문화재단에서 운영을 하고, 전곡 선사유적지는 연천군에서 운영을 별도로 한다. 물론 박물관과 유적지 사이의 경계는 없지만, 유적지 방문자 센터는 선사유적지를 지나가거나 박물관 북쪽으로 돌아가야 한다(전곡 선사박물관 위치도 참조).

라고 적힌 표지판은 있으나, 정확한 설계자의 이름이 없어서 절반이 아쉽다. 준공표지판에 설계자, 감리자의 이름을 꼭 표기하는 법이 필요할 듯하다.

방문자 센터 위쪽으로 생각쉼터가 있는데 그 옆 카페에서 연천의 특산물인 율무를 이용한 연천율무 주먹도끼빵을 판다. 로이카페라고 하는 곳에서만 파는 것이니 꼭 방문해서 먹어보면 좋겠다.

매년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구석기 축제가 열리는데 선사생활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은 함께 체험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겨보길 추천한다.

이곳 전곡 선사박물관은 온라인 전시는 따로 하고 있지 않으니 직접 방문을 하여 관람하기 바래본다.

연천군 전곡 선사박물관

주소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평화로 443번길 2 (전곡읍 전곡리 176-1번지)

오시는 길

대중교통 

-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 하차 후 ‘연천’ 또는 ‘전곡’ 방면 시내버스로 환승

- 버스이용 ‘전곡선사박물관’ 정류장 하차

- 36 (심야), 39, 39-1, 39-2, 53-1, 53-3, 53-5, 53-6, 53-9, 55-4, 55-8, 56-2, 56-4, 56-5, 59-1

자가용 이용

-연천 – 3번국도 – 동두천방면 – 사랑동삼거리 – 전곡선사박물관

-서울 – 3번국도 – 의정부방면 – 동두천방면 – 연천방면 – 한탄대교 – 사랑동삼거리 – 전곡선사박물관

-서울 (일산) – 자유로 – 당동IC – 37번국도 – 적성방면 – 연천, 전곡방면 – 사랑교북단 – 전곡선사박물관

문의  031-830-5600

홈페이지 https://jgpm.ggc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