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기도건축문화상 은상
박기민(이스트그룹 건축사사무소), 박세민(페이즈에이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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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1 공원 안의 도서관

도서관이 들어설 대지는 당초에 근린공원이었다. 성복3근린공원은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아파트단지들이 조성되면서 성의 없이 기부체납 된 작은 공원이다.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공원도 새롭게 조성될 것이었다.

도서관은 도서관으로서 동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작동하면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원을 활성화시키는 역할도 해야만 했다. 공원의 환경과 이질적이지 않아야 하고, 공원과 도서관은 서로 어울려야 한다.

공원의 산책로는 도서관의 진입 동선이 된다. 도서관 내부는 산책로의 일부가 되었으면 한다. 공원을 거닐던 사람들은 위화감 없이 도서관 내부로 진입할 수 있고, 책을 보던 사람들은 문득 공원으로 나가 산책할 수 있다. 작은 소나무숲을 산책하다가 어느 순간 ‘책의 숲’으로 들어간다. 책들의 숲 속을 빙글 돌아 나가면 다시 공원이다.

사거리 모퉁이의 공원 안에 위치하는 도서관은 도로를 향해 입면이 노출되면서 공원에서 바라볼 때도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면이 정면인 디자인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공원의 일부가 되어야 된다. 오래 자란 소나무들 사이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으면 좋겠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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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2 자유로운 도서관

성복동 도서관은 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계획되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과 다른 문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도서관이라는 프로그램이 필연적으로 가지는 엄숙함을 버리고, 경직된 평면구성에서 탈피해야 한다.

도서관에 온 어린이들에게 이제까지 보지 못한 특별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선물하고 싶다. 사각으로 구획된 열람실과 서고는 과감하게 버렸다. 가운데에 커다란 오픈공간을 품고 책의 기둥들을 끼고 돌아서올라가는 경사로를 걸으면서,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책들과 친해지게 하고 싶다. 공원을 뛰어놀다 들어온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찾아서, 꼭 몇 번 열람실에 가지 않고도, 아무 곳에나 털썩 주저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조금 시끄러워도 상관없다. 도서관에서 조차도 아이들은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도서관과는 다른규칙으로 이용하게 해야 한다. 유모차를 밀고 온 엄마들이 도서관 라운지에서 수다를 떨어도 된다. 이 도서관은도서관이지만 그냥 동네의 커뮤니티센터이기도 하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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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3 산책하는 도서관
도서관 안에서는 내가 있는 곳이 몇 층인지 모른다. 연속적인 동선의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층수 버튼을 누르게 되어있긴 하지만, 숫자로 된 층이 아니라 A레벨, B레벨 이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나선형의 경사로는 사람들이 이 도서관을 산책할 수 있도록 하고, 경사로를 따라 연속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서가에서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서가 너머에는 필요한 만큼만 열람공간들이 붙어 있지만, 벽으로 구획되어 있지 않다.

도서관의 모든 공간은 전부 열려 있으며, 눈으로 도서관 전체의 공간을 다 확인 수 있다. 경사로를 오르던 엄마가 반대편의 아이를 찾을 수 있고, 서가에서 책을 찾던 아이가 1층 라운지에 앉아있는 친구를 볼 수 있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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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4 친환경, 무장애 도서관
흔히 공공건축은 어렵다고들 한다. 디자인의 특별함은 유지, 관리 측면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담감이 설계공모 단계에서부터 건축가의 발목을 잡는다. 각종 친환경 관련 인증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검증받아야 하고, 무장애공간 인증을 받아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된다.

친환경적인 건축은 외피를 최소화한 심플한 형태가 출발점이어야만 한다. 큐브보다 외벽면적이 작은 원통형의 도서관은 건물의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패시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원통 안에서 공간 전체를 통과하는 경사로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옥상정원을 포함한 모든 공간으로의 접근을 자유롭게 한다. 물론 경사로가 만드는 기나긴 동선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재미있고 풍부한 공간이 이용자들에게 주는 기쁨은 그 불편함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것이라 믿는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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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건축문화상 수상작은 경기도건축사회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게재하였으며, 건축사뉴스 지면에 맞춰 편집해 게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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