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거는 건축 표지(자료제공=한겨레출판)
말을 거는 건축 표지(자료제공=한겨레출판)

일상에서 만나는 어울림과 연결의 건축 미학

건축과 공간, 삶과 관계에 관한 통찰

건축에 관한 철학적 접근, 일상과 삶을 낯설게 보기

〈말을 거는 건축〉은 엄준식 경상대 교수, 정태종 단국대 교수, 안대환 충북대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 현대 건축 기행이다. 함께하되 각자의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생각이 다른 3인이 자기만의 눈으로 건축을 바라보고 그 안에 깃든 의미를 통찰한다.

이들의 ‘낯설게 보기’는 쉽게 지나쳤던 삶의 공간을 재해석하면서 새롭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공간, 삶, 경계, 관계, 개성, 사회 등 그 주제 또한 관심 영역만큼이나 폭넓다.

이 책에는 모두 30개의 아름답고 개성 있는 건축물이 등장하는데, 마을버스를 타고 찾아갈 수 있는 이웃 같은 건물들이다.

북촌마을 입구는 벽을 허물고 새롭게 단장했으며 서소문 성지 역사 박물관은 지하에 멋진 기하학적인 전시 공간을 숨겨두고 있다. 서울 세종로에 있는 도시건축 전시관은 랜드스케이프(Landscape, 대지와 건물을 하나의 표면으로 통합하려는 건축 경향) 방식으로 지어져 시민들에게 여유 공간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은 겉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건축학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깊다.

이 밖에도 전국 각지에는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건축물이 많다. 필진들은 직접 현장을 찾아 그곳에서 느낀 감동을 150여 컷의 생생한 컬러 사진과 함께 담아냈다. 전문가들의 세심한 안내와 함께, 벽돌 하나하나가 마치 씨앗처럼 대지에서 솟아나는 건축, 거대한 곡선으로 구성한 아름다운 건축, 지하에 펼쳐지는 장엄한 공간의 건축 등을 둘러보며 흥미로운 건축 여행을 안내한다.

특히 역사와 시간을 간직한 의미 있는 건축, 과거의 유산을 새로운 상상력으로 복원한 개성 있는 건축, 삶의 조건으로서 주거 공간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 작품, 작은 방 하나, 계단 한 층에도 빛과 바람과 자연을 담으려는 건축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독특한 개성과 열정으로 우리 도시를 빛나게 한다. 여기 우리 일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답고 개성 넘치는 건축들을 소개한다.

건축은 단순히 집을 짓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고, 건축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을 반영한다. 그러기에 훌륭한 건축을 이해하는 일은 바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건축은 항상 거기에 있었다. 다만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라는 필자의 지적은 곱씹어볼 만하다.

 

:: 정태종 ::

건축으로 세상을 읽는 공간 탐구자.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의 길을 걷다가 스스로 길을 내며 탐험하는 인생을 위해 건축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미국 사이악(SCI-Arc)과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TU Delft)에서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공학박사를 마쳤다. 현재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안대환 ::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10여 년간 문화재의 실측・조사・정비계획・보수설계・복원설계・전통건축 설계 등의 작업을 하다가 현재는 충북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건축역사・이론을 주 전공으로 하여 재직 중이다.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점차 범위를 넓혀 과거와 현재의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엄준식 ::

주변에서 발생하는 인문사회학적 현상을 바탕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건축가이다. 파리 라빌레트 국립 고등건축대학(ENSAPLV) 졸업 후 프랑스 건축사(HMONP) 자격을 취득했고,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도시설계 및 재생 분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 한국과 프랑스에 웰 아키텍츠를 공동 설립했으며, 2020년부터 경상국립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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