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 배려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한 이상한 대회.>
'UIA서울세계건축대회'가 9월4일 화려한 개막식으로 개최되었다.
9월 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와 동대문 DDP에서 진행되는 본 대회는 국제건축연맹(UIA)와 한국건축단체연합(FIKA), 서울시의 공동주최로 열리고 있다.
대한건축사 협회는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와 합께 한국건축단체연합의 일원으로써 참여하고 있으며 경기도 건축사협회 회원 모두는 '건축사등록원카드'만 있으면 입장할수 있다.
현지 입장료는 25만원. 사전등록을 해 많이 절약된 금액으로 입장을 하는 것 이겠지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대회인가? 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한국 건축문화 발달, 세계적 건축위상의 상승, 건축인의 올림픽, 세계건축인의 축제 라고 대단위 홍보를 했던 'UIA서울세계건축대회'
알고 가는 사람은 알찬 대회가 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단체로 모여 몇시간 방문하는 것은 큰 의미 없는 대회 이기도 하다.
본 기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몇가지 이유를 들어보겠다.

첫째. 전시관의 수준 및 다양성이다.
코엑스 전시장 C홀에서 전시를 하고있다. 본 대회 유일무이한 전시관이다.
전시관은
ARCHITECTURE FAIR , SPONSOR, STUDENT AND YOUNG ARCHITECTS LATFORM , UIA PLAZA의 4구역으로 나뉜다.

아주 단순히 비교하자면 국내에서 열리는 건축박람회의 수준 혹은 그 이하의 전시다.
물론 입구 근처에 아주 멋진 조형물들이 방문객의 시선을 끌기는 한다.
하지만 세계건축대회 라는 타이틀에 맞는 전시장인가? 라는것에는 회의적이다.
실재로 전시관에 머무는 동안 "소문난 잔치에 먹을꺼 없다더니 이건뭐..."라고 이야기 하는 관람객들을 꽤 많이 볼수 있었다.
아마 본 기자처럼 별다른 사전지식없이 일단 협회에서 지원하고, 대단위 홍보하는 정보만 보고 온 사람들 일 것이다.
본인은 혹시 다른곳에서 전시가 열리는지 주최측에 몇번이나 확인했다. 전시관은 C홀 뿐이라는 확인을 다시 받았다. 분명 건축대회에 걸맞는 전시장이나 전시수준은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둘째.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의 대회?
건축사협회에서 사전등록한 인원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시민 관람객과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 등 내국인 총 참가인원은 3만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는 온통 영어 안내문 뿐이다. 전시된 작품에 대한 설명에도 영어가 적혀 있다. 한국어를 동시에 기재했어야 한다.
내국인의 외국어 수준을 얼마나 높게 평가했는진 모르겠지만 내국인 3만여명이 입장하는 대회라면 한국어를 기재해 관람에 도움이 되게 했어야 한다.

셋째. 불친절한 안내판. 코엑스 전체 홀을 사용하는것도 아닌데 안내는?
주차장에서 본 행사장까지 안내판하나 포스터한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않았다.
어디에서 입장권을 발부받아야 하고 전시장은 어디인지 제대로된 안내표시 하나 없었다.
행사장 위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해야 했고, 곳곳에 있는 안내데스크에 수시로 물어야 했다.



넷째. 다섯째. 강연을 위한 대회. 강연의 시간이 대부분 3시간을 상회한다.
전체적인 행사는 기조강연, 기조포럼, 강연, 특별세션 등 강연을 듣는 것이 주였다.
25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입장료를 내고 '관람'을 목적으로 들어간 사람이라면 어의없음을 경험하고나오는 대회 일 것이나 강연을 목적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을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대회일지도 모르겠다.
유명건축가들의 특별강연을 들을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 만으로도 본 대회의 목적은 달성할수 있다고 할수 있다.
또한 전시관 내 여러 부스에서도 프리토킹형식의 유명 건축가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다.
프리토킹의 경우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알아 듣는 사람이라면 단순 구경거리 일 뿐일 것이다.
물론 통역사가 있는 강연이 있기도 하다. 많지 않을 뿐이다.
강연의 시간은 짧은것은 2시간, 긴것은 3시간을 상회한다.
알찬 강연이겠지만 짧은시간 머물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1시간짜리 강연도 준비했음 어땠을까? 이 좋은 강연을, 부족한 외국어 실력과 시간때문에 듣지 못하는 마음도 참으로 안타까웠다.

다섯째. 비싼 주차료, 보이지 않는곳이라 치부한 공간에서 드러나는 대회준비의 허술성.
주차료는 시간당 4800원. 하루종일 방문하는 사람은 1층 주차안내실에 입장권을 가지고 가면 50% 할인이 되지만 몇시간 방문하는 방문자에게는 할인권이 제공되지 않는다.
물론 코엑스가 주차할인권을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 25만원의 고가의 입장료를 받는 대회라면 기본 할인권 내지는 무료주차시간을 제공했어야 한다.
또한 전시홀 내에 있는 화장실에는 디스플레이를 위해 설치한 가벽의 뒷면이 어지럽게 노출되어 있었다.
직원의 동선에 한정되는 곳이라면 뒷면까지 신경쓸 필요 있겠나 싶지만 많은 관람객이 오고가는 화장실 앞 가벽과 어지러이 서있는 가시설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UIA서울세계건축대회'는 개최측에서 홍보하는 것 처럼 한국 건축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에서도 건축이 예술,문화로 정착하는 계기가 될수있을 큰 대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친절하지 않은 대회가 얼만큼 그 목적을 이룰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아직 대회는 삼일이나 남았다.
정비를 할 시간은 아직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정어린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이름에 걸맞는 대회가 될수 있도록 조금더 노력해 주길 바라며 'UIA서울세계건축대회'의 성공을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