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회장 릴레이 인터뷰 - 포천
본 기자는 개인적으로 유쾌하다는 말을 참 좋아한다. 왠지 에너지가 넘치는것 같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유쾌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데 유쾌하다는 단어와 딱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포천지역 김종덕 회장님이다.
아담한 체구에 큰 목소리. 장난섞인 농담으로 호탕하게 웃으시며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셨지만 이따금씩 날카로운 눈빛을 보여주시기도 하였다. 왠지 오늘의 인터뷰는 나에게 보석같은 가르침을 줄것같은 확신이 들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전 포천지역회 간사님과 함께 인터뷰 하고 싶다며 간사님을 부르셨다. 간사님께서는 거절하셨지만 간사님이 포천에서 근무하신지 오래되어 지역회의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함께 하고 싶은데 아쉽다고 하셨다.
'신임회장님이셔서 협회 사항을 잘 모르시나?' 라는 의문점이 들어 물어보았더니 포천지역회 부회장만 6년. 회장 4년차로 올해 임기가 끝난다 대답하셨다.
시원섭섭해 보이는 회장님은 어서 빨리 임기가 끝났음 좋겠다고 말씀 하시면서도 임기가 끝나도 회장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알기 때문에 다음 회장님 뒤에서 많은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무심하게 툭툭 던지시는 말투 안에서도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분이셨다.
본격적인 인터뷰를 들어가며 포천지역 건축사회에대한 소개를 부탁드렸다.
"회원은 36명이에요. 그중 여성 건축사분이 1분 계시죠. 저희 포천지역회는 강성조직 입니다.재명도 2명이나 되었다가 다시 입회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만큼. 강한 결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강한 결속력으로 규칙과 규율등을 정확히 지키는 조직이라는 포천지역건축사회. 무한경쟁시대에 형제애로 뭉쳐 하나처럼 움직이고있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지역건축사회와 회원들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2016 해외건축답사/ 코펜하겐>
포천지역건축사회는 어떤 활동등을 하는지 여쭤보았다.
"저희 건축사회는 봉사활동을 정말 많이 합니다. 축사양성화, 건축◉개발민원 무료상담 서비스, 설계재능기부, 농사봉사활동, 소외계층에 직접 찾아가 청소도 하고 기부금도 내지요. 농장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면 직접 건축사들이 가서 돕기도 하구요.
금전적으로도 많은 기부활동을 하지만 금전기부는 누구나 할수 있어요. 중요한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시간을 내어 함께 한다는 것이지요"
포천지역 건축사회는 정말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든 활동에 회장님이 직접 앞장서서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었다.
매주 화,목요일에는 축산 양성화를 위해 축산과에서 상담을.
월,수요일에는 건축◉개발민원 무료상담 서비스를.
농사활동도 1년에 4회 이상, 농장 일손돕기도 년 3회이상은 한다고 하셨다.
금전적으로도 순수 기부금만 년 1000만원 이상 기부한다 하셨는데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이 아닌 진심으로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건축사회가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걸 알수 있었다.
"많은 활동을 할수 있는것은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 덕분이죠. 그런면에서 항상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있습니다. 또한 제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죠.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회장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저는 임기가 끝나더라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서 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후임 회장님께 힘을 실어드릴 예정입니다"

<봉사활동사진 / 매년 지자체와 건축사회가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있다>
지역과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느껴지며 그 많은 활동을 하시려면 개인적 시간이 많이 부족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사무실에는 조금 소홀할수도 있을텐데 회장직을 수행하시며 애로사항은 없으신지 물어보았다.
"오랜시간 함께했던 직원이 힘들어서 이직을 했어요. 아무래도 내가 사무실을 잘 챙기지 못하는데서 오는 문제였지요. 보낼때라도 많이 챙겨보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게 항상 마음에 남아요.
회장이라고 밖으로만 나도니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 해요. 항상 미안하면서도 고맙죠. 어쩌겠어요? 직함을 받았으니 최선을 다해야죠. 곧 임기가 끝나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담아 더 많이 챙겨줘야죠"
직원을 떠나보낼때의 마음이 많이 안좋으셨는지 그 이야기를 한참을 하셨다.
이런저런 넉두리같이 뱉어내시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연민도 느껴졌다.
차분히 가라앉은 인터뷰 분위기 때문인지 얼마전 작고하셨다는 선배 건축사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채희선 건축사님 이라고 저희 지역 건축사회의 큰 기둥같은 선배님이 계셨어요. 팔순잔치를 하시고 한달도 안되 돌아가셨는데 그분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장지까지 운구를 하고 보내드렸는데... 사람의 생사는 하늘이 정해주는거라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정말 아쉬웠어요. 오늘도 유가족과 통화했는데... 마음이 참.. 그렇네요"
말끝을 유난히 흐리시는 모습에 본 기자도 함께 마음이 아려왔다. 팔순잔치를 직접 건축사회원들에게 대접하셨다는 채희선 건축사님. 잔치가 끝나고도 협회에서 술잔을 기울이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었는데 갑자기 찾아온 노환이 그렇게 빠른 이별을 고하게 만들었다고.
장지까지 운구하며 마지막을 보내 드렸지만 아직도 마지막으로 함께한 자리가 생각난다며 큰 어르신이 돌아가신 그 자리가 참으로 크다고 말씀하셨다.
본인도 채희선 건축사님 처럼 후배에게 존경받는 건축사로 남고 싶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른 질문을 드려보았다. 존경받는 건축사. 선,후배. 결국 후학양성과 관계된 이야기들인데 건축문화와 후학양성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했다.
"제 딸아이가 건축을 하고 있죠. 아주 제대로 후학양성을 하고있죠?"
호탕하게 웃으시며 다른지역에서 따님이 건축사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직접 본인 사무실에서 가르치지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직원과의 관계도 그렇고 혹독한 사회생활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셨다.

<부그러움을 많이 타시는지 사진을 잘 찍지 못하게 하셨다 / 김종덕 회장님>
"협회차원에서 대학을 키워놓지 못한것들이 후회되요. 더 많이 지원해주고 챙겨주지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직원수급문제가 심각합니다.
이건 이제 경기도건축사협회 차원에서 대응을 해줘야 하는 일이 된것 같아요. 산학협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줘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회자체도 지역대학과의 MOU등을 통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지만요"
직원 수급 문제는 경기도건축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인듯 했다. 아무래도 요즘 청년들이 in서울을 희망하는 편이기도 하고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등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지역회에서는 인력수급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것 같았다.
경기도건축사회 이야기가 나와 경기도건축사협회에 대한 생각을 여쭤보았다.
"저는 협회보다는 건축사신협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신협의 존재의미가 뭘까요? 신협이라면 회원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회원이 신협을 적극 활용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등의 지원이 거의 없어요. 출자금을 내고 통장을 활용하면 그만큼의 도움을 줘야 하는것 아닌가요? 건축사들 한테 물어보면 일반 은행대출을 이용하고 있지 건축사신협을 이용하고 있진 않아요. 이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요. 누구를 위한 신협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신협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시는 김종덕 회장님.
본 기자도 몇몇 건축사들에게 대출등이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만 회장님의 말씀을 듣자니 누구를 위한 신협인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경기도 건축사회의 생기단이 협동조합에 대한 설명회를 했었어요. 많은 관심이 있는 분야입니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효성있게 틀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임기가 끝나가는 지점이라 협동조합에 관하여 적극 추진할수 없지만 주변 지역에서의 활동등을 벤치마킹중이시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협동조합이라는 것 자체가 회원 모두를 위한 복지를 실천하는 것인데 포천지역의 건축경기는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드려보았다.
"일이 많이 줄긴 했죠. 그래도 소규모감리, 법정감리가 생기면서 감리비가 상승하다보니 많은 사무실들이 유지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설계비 등에 대해 스스로 자각하고 적정한 댓가를 받을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법정감리로인해 감리비가 많이 상승한 만큼 설계비도 상승해야 하죠. 덤핑등으로 자신의 이득만 챙기면 안되요.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 설계비를 안정화 시키고 질적 향상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덤핑 등의 문제를 협회차원에서 적절히 관리를 하고 있다며 큰그림을 그려 모두가 함께 상생할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김종덕 회장님. 포천지역 건축사회를 위해 많은 부분 고민하시고 있는것을느낄수 있었다.

<김종덕 회장님 / 얼굴 표정 자체가 웃음기를 띄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렸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누군가는 움직여야 합니다. 움직이는 사람도 힘들고 애로사항이 많지만
스스로의 영애보다는 조직을 위한 행동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조직의 틀은 많은 회원들의 활동반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것입니다.
지역회장님들 모두 많은 애를 쓰고 계십니다. 그런 마음과 봉사정신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건축사뉴'스 포천지역 기자에게도 배려와 격려를 하겠다고 말씀하시며 인터뷰를 다니는 본 기자에게도 수고롭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셨다.
길고도 짧은 인터뷰를 마치며 인격적으로 성숙한 어르신과의 인터뷰가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조직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그리고 그 조직이 만드는 틀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조직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그 행동들은 나를 위한 것인가 조직을 위한 것인가?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질문들이 머리속을 떠다녔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돌아서는 길. 포천지역건축사회 부회장님과 간사님께서 회의실 밖에서 기다려 주고 계셨다. 밝게 인사나누며 다음에 식사 함께 하자는 말씀에 깊은 정이 느껴졌다.

<2016 해외건축답사/ 핀란드>
잠시동안이지만 간사님의 미소가 포천지역 건축사회의 친절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고 유쾌하면서 예리한 회장님은 생각하게 하는 질문과 깊은 감동을 주었다. 부회장님까지 함께 마중해주시는 건축사회는 처음이라 감사하고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잘 도착했냐는 안부전화를 받았다. 요청드린 사진들을위해 몇번의 전화와 메일이 오고가며 포천지역 건축사회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 사람에게 주는 감동은 지역의 이미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포천지역 건축사회 회장님과 부회장님. 간사님. 그리고 모든 회원들께
언제나 유쾌한 일들만 가득하길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