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는 외부 차양의 필요성과 설계 시 고려할 점

오대석 건축사(정온건축사사무소)

① 결로 곰팡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습층의 필요성과 외단열 장점
② 제로에너지 건축물 구현을 위한 열교 저감의 필요성 및 열교 차단 특수 자재
외부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는 외부 차양의 필요성과 설계 시 고려할 점
④ 방수상부외단열 공법의 필요성과 장단점

올 여름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전기요금 걱정보다는 일단 사람이 살고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온대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벌써 식물의 분포가 달라지고 있으며, 국지성 호우, 집중 폭우 등 전형적인 아열대성 기후의 영향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건축은 이러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건축의 냉방 부하를 줄이기 위해서 설계에서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 고단열/고기밀로 외부의 열기의 실내유입 저감
- 낮 시간동안 뜨거워진 콘크리트가 해가 진 이후에도 열을 발산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외단열을 적용 
-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일사에너지 저감
- 일사를 고려한 건축물의 형태 및 배치
- 열교 저감
- 자연환기 유도, 옥상녹화, 외부 수공간(미기후 조절), 가로수 식재, 쿨루프 등

많은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에 필수적인 요소로 언급되는 외부차양의 필요성, 외부 차양의 종류와 설계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우리 한옥을 설명할 때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처마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처마는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건축재료를 비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하지만, 태양의 고도가 높을 때는 건물 벽에 그늘을 만들어 뜨거워지는 것을 막고, 태양의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방까지 일사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여 추운 겨울을 극복하게 해주는 중요한 건축적 장치이다. 하지만 현대건축에서는 전통건축의 단절, 건폐율, 용적률 최대 확보와 같은 제도적인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처마는 사라졌으며, 한옥의 처마와 같은 역할을 해주던 아파트의 발코니가 ‘발코니 확장 합법화’로 창이 일사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비율이 높아졌다.

요즘 공동주택의 평면도는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설계되고 있으며, 커튼월로 만들어진 주상복합 입주자들이 여름마다 전기요금 폭탄과 씨름하는 것도 처마와 같이 일사에너지를 조절해 주는 건축적 장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AI 생성 이미지(자료제공=오대석)
AI 생성 이미지(자료제공=오대석)

■ 가능하면 외부에서 차단하기

여름철 건물 안에서 시원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일사에너지의 차단이 중요하며, 유리 외부에 일사차단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실내에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하는 것 보다 냉방부하 절감 효과가 3~5배 이상 높다.

익숙한 비닐하우스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단파로 비닐을 통과한 일사에너지가 내부 물체와 충돌하며 장파(열로) 변환되면 비닐을 통해 다시 외부로 나가지 못하면서 내부가 따뜻하게 유지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와 같이 건축물에서 내부에 블라인드를 설치하면 가시광선을 차단하여 눈부심은 막을 수 있지만 태양에너지는 상당 부분 실내로 들어와 열에너지로 변한 후 대류를 통해 실내를 뜨겁게 만드는 것이다.

AI 생성 이미지(자료제공=오대석)
AI 생성 이미지(자료제공=오대석)

■ 제도적으로 의무화 되고 있는 일사 조절장치

그리고 건축물의 용도, 및 규모에 따라 일사조절장치 설치를 위무화 하고 있는데,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시행령 제10조의 2에 해당하는 건축물은 아래의 에너지성능지표 건축부문 7번 항목에서 0.6점 이상 획득하도록 하고 있다.

☞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제2023-104호) 해설서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152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152

자세한 평가 방법은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 별지 제1호 서식 에너지절약계획 설계 검토서 → 2. 에너지성능지표 → 건축부문 -> 7. 냉방부하저감을 위한 거실 외피 면적당 평균 태양열취득’에서 확인 가능하며, 해설서에서 계산 및 적용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출처=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8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8

그리고 설계 중 돌출차양과 같은 구조물을 이용한 일사 차단 계획 수립 시 일사조절 효과를 간단하게 수치화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 자료는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에 첨부된 내용이다.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9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9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156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156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44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44

■ 동/서/남 측 차양 설치하기

일반적으로 일사를 차단한다고 생각하면 남측면을 먼저 검토하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특성상 건축물의 남측에 큰 창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 남측창을 통해 많이 일사에너지가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은 맞지만, 동일한 면적을 기준으로 봤을 때 건축물의 창이 지면에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상황을 적용하면 태양의 고도가 높은 남측보다 태양고도가 낮은 동측과 서측면에서 유입되는 일사에너지가 더 크다.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21
출처 :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 2023. 한국에너지공단 p.321

위 자료에 의하면 남측은 256 W/㎡, 동측 및 서측은 336~340W/㎡로 1.3배 이상의 일사량이 유입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고 서측창의 일사조절장치는 여름철 냉방 부하를 줄이는데 더욱 필수적이다. 정오를 지나면서 달궈진 건축물에 태양고도가 낮아지면서 건물내부 깊이 일사에너지가 들어오면 내부 온도 상승 및 눈부심 효과로 재실자의 쾌적성을 많이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마와 같은 창호 상부에 설치되는 구조물은 태양고도가 낮은 동측과 서측은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에 외부 전동블라인드 또는 촘촘한 루버와 같은 요소를 적용해야 한다.

■ 건축입면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치는 외부 차양

유리의 외측에 일사를 차단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할 경우 건축의 입면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처음 디자인을 시작할 때부터 고려하지 않고 추후에 외부 전동 블라인드와 같은 요소를 적용하면 조금은 어색하게 짱구 눈썹처럼 상부에 블라인드 박스들이 보기싫게 배치되기도 한다.

아래 사진들은 호주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에서 남호주대학 초청으로 기술교류차 방문했을 당시 차양 사례들이다. 애들레이드는 남극대륙과 가까운 지역이다보니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어린 자녀에게 모자나 긴팔 옷을 입히지 않고 외출을 시키면 부모가 벌금을 내야할 정도라고 하니 건축에서 일사를 차단하는 장치도 의무화 되어 있는 듯했다.

PC콘크리트 기법으로 외벽에 돌출되어 있는 차양이 디자인적 요소로 입면을 구성하는 경우도 많았고, 추가로 덧댄 요소들이 입면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오스트레일리아 에들레이드 차양 사례(사진=오대석)

그리고 유럽 건축자재 박람회에서는 슬림한 외부전동 블라인드가 많이 전시되어 있고, 창호와 같이 시공하면서 외장재 속에 숨겨질 수 있는 제품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자재들의 수급이 가능하다면 디자인에서 좀 더 자유도를 가지면서도 건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사진=오대석)
(사진=오대석)
(사진=오대석)
(사진=오대석)
(사진=오대석)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평가하는 건축물의 5대 에너지 요소인 난방/냉방/급탕/조명/환기에서 모두 에너지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번에 언급한 외부차양(일사조절장치)이 대표적으로 냉방부하를 줄이는 설계요소임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기능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입면 디자인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설계 초기부터 건축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스터디를 하여, 창의적인 방식으로 기능과 미를 모두 만족하는 건물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오대석 건축사
오대석 건축사

오대석 건축사

- 정온건축사사무소

- 선문대학교 외래교수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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