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를 위한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 - "건축사도 BCP를 알아야 하는가?"

① 건축설계사무소를 위한 BCP - 글로벌 트렌드와 소규모 건축사사무소의 지속 가능성 전략
② 건축사무소를 위한 BCP 수립 -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세운다
③ 건축설계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BCP 실행 전략
④ 디지털 전환과 건축설계 BCP – 스마트 기술로 위기에 대비한다
⑤ BCP 수립과 실행 – 건축사무소에서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

건축설계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BCP 실행 전략

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은민균 교수

1. 프로젝트가 멈추지 않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건축사사무소에서 수행하는 대부분의 업무는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이뤄지며,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일정, 비용, 품질 요소가 얽혀 있다. 그런데 외부 충격이나 내부 시스템 이상으로 프로젝트가 중단된다면 그 여파는 단순히 손실을 넘어서 신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BCP(Business Continuity Plan)는 사무소 차원의 전략일 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끝까지 수행하기 위한 실행 전략이기도 하다. 이번 회차에서는 프로젝트가 위기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한 실질적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설계 프로젝트의 중단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그중 대표적인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 주요 설계 자료의 유실 또는 손상 (예: BIM 파일 삭제, 서버 오류)
- 프로젝트 리더(PM)의 갑작스런 부재
- 협력업체(구조·기계·전기) 업무 중단
- 외부 기관 인허가 일정 지연 또는 변경
- 클라이언트의 계약 파기 또는 중단 통보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은 사무소 전체가 아닌,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각 프로젝트마다 특성과 위험요인을 다르게 파악해야 한다.

2. 프로젝트 연속성을 위한 핵심 실행 전략

이에 대한 내용은 앞서 2회에서 설명한 내용을 참고하고, 다시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 설계 데이터 백업 체계의 이중화

- BIM, CAD 등의 설계파일은 사무소 서버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의 자동 백업 시스템을 함께 운용해야 한다. Dropbox, Google Drive와 같은 저비용 솔루션도 활용 가능하며, 파일 이력 복구와 외부 접속이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 업무 역할의 다중화 및 공유

- 한 명의 PM이 모든 자료와 커뮤니케이션을 독점하지 않도록 업무 역할을 문서화하고, 팀원 간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한다. 대표 부재 시, 즉시 대체가 가능하도록 핵심 프로젝트에는 ‘2인 1조 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협력업체와의 대응 전략 수립

- 프로젝트별로 협력하는 외주업체(예: 구조설계사, 감리사 등)와 업무 지속 협약서를 마련하고, 비상 상황 시 대응 가능한 예비 협력사 리스트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

@ 프로젝트 단위의 비상대응 시나리오 작성

- PM은 각 프로젝트별로 예상 위기 상황(예: 데이터 유실, 담당자 부재, 일정 변경 등)에 따라 복구 목표 시간(RTO)과 조치 계획을 미리 정리해두어야 한다.

3.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상황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서버 장애, 핵심 인력의 이탈, 협력업체 지연 등으로 인해 설계 일정이 멈추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느냐의 여부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Project Recovery Scenario)’다.

복구 시나리오는 특정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어떤 방식으로, 누가 책임지고 업무를 복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다. 이는 사무소의 전체 BCP 중 가장 실무적인 영역이며, 매 프로젝트 단위로 작성되고 정기적으로 갱신되어야 한다.

1) 복구 시나리오 구성요소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1)복구 목표 시간 (RTO: Recovery Time Objective)
: 해당 업무가 중단된 시점부터 복구되어야 하는 최대 시간. 예: 12시간 이내, 1일 이내 등
(2 )복구 실행 계획
: 백업 시스템, 대체 인력, 협력사 연결 등 복구 수단 및 절차
(3)책임자 및 의사결정 구조
: 복구를 주도할 담당자와 의사결정 권한의 승계 구조

2) 시나리오 예시
@ 예시 1. 설계도면 유실
- 상황 : 사무소 서버 오류로 인해 설계도면 파일 손실 발생
- RTO : 12시간 이내 복구
- 대응 : BIM360 클라우드 백업 자료 복원 → 설계 담당자 확인 → 최종본 기준 재작업 시작
- 책임자 : PM(프로젝트 매니저), 백업 관리자, 대표자 승인

@ 예시 2. PM(프로젝트 매니저) 부재
- 상황 : PM이 갑작스런 사고로 장기 부재
- RTO : 24시간 내 대체자 지정 및 고객 커뮤니케이션 수행
- 대응 : 사전 지정된 부 PM이 인계 문서를 기반으로 업무 이어받기
- 책임자 : 사무소 운영책임자, 부 PM, 대표 건축사

@ 예시 3. 협력업체 설계 지연
- 상황 : 구조 설계 파트너가 납기를 맞추지 못해 도면 통합 지연
- RTO : 48시간 내 대체 방안 실행
- 대응 : 사전 확보한 예비 협력업체에 견적 의뢰 → 일정 재조정 → 발주처와 협의
- 책임자 : 설계총괄, 외주 담당자, 발주처 대응 담당자

위기 유형

복구 목표 시간

대체 조치

설계자료 유실

12시간 이내

클라우드 복원 / 외장백업 복구

PM 부재

24시간 이내

대체 담당자 지정 및 역할 승계

협력업체 업무 지연

48시간 이내

예비 협력사 투입 및 일정 조정

 

3) 시나리오 작성 시 유의사항

문서화 필수 : 구두 전달은 위기 상황에서 누락되기 쉽다. 시나리오는 문서로 보관하고 공유   해야 한다.
역할 명확화 : 복구에 관여하는 모든 구성원의 역할을 명시해야 한다.
테스트 반복 : 최소 분기별 1회 시나리오 모의 훈련을 통해 실효성 점검 필요
업데이트 체계화 : 프로젝트 변경, 인력 변동 시 즉시 시나리오 수정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는 단순한 응급조치 계획이 아니라, 업무를 신속히 정상화하여 신뢰를 지키기 위한 실천 전략이다. 특히 다수의 프로젝트를 동시 수행 중인 사무소는 각 프로젝트별 시나리오를 표준 양식으로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BCP는 ‘살아 있는 문서’이고, 그 중심에는 바로 ‘복구 시나리오’가 있다. 위기를 경험하지 않더라도, 경험한 것처럼 준비하는 사무소만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지킬 수 있다.

사례를 보면, 서울의 A건축사사무소는 팬데믹 시기, PM이 격리 중이었음에도 클라우드 기반 도면공유와 원격 협업 툴(Slack, Zoom)을 활용해 프로젝트 납기를 준수했다. 일본의 한 소규모 사무소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격 근무 체계를 가동하며 오히려 복구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프로젝트는 멈췄지만, 업무는 계속된 셈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운이 아닌 ‘사전 전략 수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참고1.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 체크리리스트

항목 확인 여부 (✓) 비고
1. 복구 시나리오 대상 프로젝트를 명확히 지정했는가?    
2. 주요 위기 유형(데이터 유실, 인력 이탈 등)을 분류했는가?    
3. 각 위기에 대해 복구 목표 시간(RTO)을 설정했는가?    
4. 복구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했는가?    
5. 대체 인력 및 협력사 리스트를 확보했는가?    
6. 복구 절차에 대한 책임자 및 의사결정 구조가 명시되었는가?    
7. 복구 시나리오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였는가?    
8. 최근 6개월 이내 시나리오 모의 테스트를 실시했는가?    
9. 시나리오 작성일 및 최근 갱신일이 기록되어 있는가?    

 

참고2. 프로젝트 복구 시나리오 표 사례

구분 내용
프로젝트 명 (예: OO공공청사 기본설계)
예상 위기 유형 (예: 설계도면 유실, PM 부재, 협력사 지연 등)
복구 목표 시간(RTO) (예: 12시간 이내 복구)
복구 방법 및 절차 (예: 클라우드 백업 복원 → 최종도면 검토 → 일정 재배치)
대체 인력/협력사 (예: 부PM 홍길동, 예비 구조설계사 A&B Structural)
책임자 및 보고체계 (예: 설계총괄 → 사무소장 → 대표건축사)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식 (예: 사전 작성된 공지 이메일/전화보고/일정조정 제안포함)
작성일 및 수정일 (예: 최초 2025.04.01 / 최근 수정 2025.05.15)

 

은민균 교수
은민균 교수

은민균 교수

ㆍ現 우석대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교수

ㆍ고려대 박사, 건축사
ㆍ기업재난관리자 (행안부)
ㆍ행안부 재난관리기관 평가위원
ㆍ충청북도 재난관리평가위원장
ㆍ건축학회 건축사시험제도개선 위원장

ㆍmkeun@woos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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