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건축사들은 이런저런 행사와 교육으로 한 번쯤은 수원컨벤션센터를 방문 했으리라 생각된다. 한 번쯤은 다녀왔을 이 수원컨벤션센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10년 이상 광교호수공원 근처에 살다 보니 시간차를 두고 서서히 채워지는 수직의 아파트들과 오피스텔들로 병풍처럼 공원을 둘러싼 스카이라인이 버거워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 덕에 그 건물들이 호수에 비친 야경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시키고 방문객들은 그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한다.
그 속에 수원컨벤션센터가 있다.
수직의 건물들로 높게 연결되던 스카이라인의 도심 속 쉼표 √가 되어준다. 경제성의 논리로 더 높고 거대해지는 건물들 속 낮게 수평으로 자리한 수원컨벤션센터는 그래서 더 의미 있다.
Suwon MICE Multi-Complex
수원컨벤션센터만을 방문하여 일정을 소화하고 떠났다면 수원컨벤션센터를 제대로 즐기기 못한 것이며, 바로 옆 갤러리아 광교(백화점)까지 방문했다면 맛만 조금 본 것이다.
수원컨벤션센터를 이해하려면 먼저 마이스(MICE)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마이스(MICE)는 회의(meeting), 포상 관광 또는 인센티브 여행(incentive tour, incentive travel, 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4개 비즈니스 분야를 지칭한다.
즉 회의만을 위해, 관광만을 위해, 여행만을 위해, 전시회만을 위해서는 더 이상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위의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사람들이 모이고 머무르며 그 도시를 체험하며 비로소 그 도시는 경쟁력이 생긴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위에 설명한 마이스(MICE) 개념 속에 계획된 건축물이다. 그러한 이유로 아래 사진 속 건물들은 지하에서 서로 연결된 거대한 통합주차장으로 계획되었다.
관리상의 이유로 현재는 방문한 건축물에서만 주차시간을 인정해주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계획의도를 생각하고 방문자가 더 머무르길 원한다면 어느 시설을 이용하든 통합관리 해야하는게 아닐까...
오래 전부터 구상되었던 수원컨벤션센터는 2016년 8월 착공을 시작으로 2019년 3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수원컨벤션센터 옆 직사각형의 열린 광장은 이웃한 갤러리아 광교(쇼핑), 한화 아쿠아플레넷(관광),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호텔)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사람들은 이 열린 공간을 통해 각각의 건축물로 들고난다.
이 비워진 공간이 건물과 건물, 공간과 공간을 서로 연결하고 사람들을 모이게 또 흩어지게 하고 있다.
수원시립 아트스페이스 광교
열린 광장이 수원컨벤션센터와 이웃한 건축물과의 교류의 장이라면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광교호수공원과 컨벤션센터를 연결해주는 예술의 장인 셈이다.
기성 미술관의 고정관념을 넘어서 공간의 유동성을 반영하는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드나드는 이에게 “여기는 미술관입니다”라고 굳이 말하지 않는다.
광교호수공원에서 수원컨벤션센터로 들어가다 보니 우연히 만나는 예술작품에 드나드는 이의 발길을 자연스레 잡을 뿐이고, 수원컨벤션센터와 미술관 그리고 생태습지, 광교호수공원, 이 모든 공간을 경계없이 걷다보면 자연스레 다다르게 되는 곳들이다.
건축물로서의 컨벤션센터
수원컨벤션센터는 5만5㎡의 부지에 연면적 9만7616㎡ 규모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컨벤션홀, 전시홀, 이벤트홀, 회의실, 구름정원(옥상) 등을 갖췄다.
전시장은 1층 전시홀과 3층 컨벤션홀을 주로 활용한다. 1층 전시홀은 가로 126m, 세로 63m, 넓이 7,877㎡, 높이 12m다. 2분할 혹은 3분할 전시가 가능하며, 전시홀(닫힌공간)과 전시홀로비(매개공간) 그리고 열린광장(열린공간)으로 연결된다.
기사를 작성하는 현재(2025년 1월)는 겨울방학을 맞이해 “이순신의 명량해전 체험전(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을 하고 있다.
3층은 컨벤션홀이다. 가로 68m, 세로 45m, 넓이가 3,040㎡으로, 홀 높이는 아파트 4층 높이인 13m에 달한다. 최대 3,000명까지 수용할수 있다.
3층에는 컨벤션홀(닫힌공간)과 컨벤션홀로비(매개공간) 그리고 야외로비(열린공간)로 연결된다.
채움에서 비움으로
3층 컨벤션홀의 출입은 건물 내부로도 가능하지만 지상에서 3층 야외로비로 연결되는 계단을 통해서도 직접 출입이 가능하다. 넓게 비워진 이 야외로비 덕에 수평이 강조된 입면과 언덕을 오르는듯한 계단으로 수원컨벤션센터만의 개성적인 외관이 완성된다.
채우지 않고 비움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이 비워진 3층 야외로비는 광교호수공원을 새들의 눈높이로 조망할 수 있고, 갤러리아 광교의 독특한 외관을 감상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포인트이기도 하다.
수원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서 수원을 처음 방문하는 이를 맞을때 이제는 수원화성 관광과 통닭집으로 안내해야 할지 광교호수공원에서의 힐링과 수원컨벤션센터, 갤러리아 광교 그리고 주변의 전망좋은 카페로 안내 해야 할지 선택지가 하나 더 추가되어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