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
- 전상규, 황은(보편적인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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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매 가족들의 모여살기 프로젝트

‘다정가’는 수도권에 흩어져 살던 정씨 네 자매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공동육아와 교류를 위해 파주에 터를 마련하여 함께 지은 다가구주택으로, 여느 상가주택과 달리 1층은 가족실을 겸한 둘째 부부의 목공방이 있다. 2층부터 4층은 네 자매 가정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족 구성원에 따라 한층 전체를 쓰는 집, 복층구조의 집, 세 개층을 쓰는 집 등 입체적으로 배분되었으며 산악인, 기자, 의사, 건설인 등의 직업을 가진 부모들 그리고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들을 위한 취미공간과 생활공간이 고려되었다.

둘째 언니 부부가 운영하는 1층 공방의 후면은 공원과 맞닿는 곳에 가족실이 있는데, 이곳에 위치한 10인용의 빅테이블은 사랑방처럼 출퇴근하거나 등하교시에 들르는 가족 커뮤니티를 공고히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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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자매가 우애 좋게 자라던 어린 시절을 상기하며, 아이들은 서로 같이 자라야한다는 건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가족실엔 자녀들의 일정을 공유하는 게시판이 있으며 모든 아이들은 하교 후 모두 1층에 들러 가방을 놓고 간식을 먹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공동의 서가에서 책을 보며 서로를 기다린다.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가족회의가 이루어지고 자연스레 홈파티로 이어진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환경에도 책임을 느끼는 이들은 패시브하우스 기술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저에너지 건물을 만들고자 하였다. 기밀성능을 높이고 독일 인증 시스템창호와 외부전동 블라인드, 전열 교환기, 태양광 패널 등의 적용이 이를 구현하는데 일조하였다.

특히, 외부 블라인드는 일사 차단 외에도 프라이버시 차단 효과가 크므로 공원 쪽으로 완전히 개방된 창호를 계획하는 것이 가능하였으며, 다양하게 변주되는 개폐의 움직임이 무표정한 택지개발지구에 활력을 준다. 외단열시스템의 입면에 볼록볼록한 입체감을 준 것은 더불어 풍성한 표정을 만들고 저층부의 붉은 색 벽돌은 공원의 녹색과 대비되어 눈길과 발길을 끈다.

기능성과 기하학적 질서를 고려한 외부 형태이지만, 내부는 정반대의 다양함과 따뜻함이 감춰져 있는 다양한 정씨들이 모여 있는 ‘다정’한 집이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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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였지만, 같이 거주하는 것은 생활의 영역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게다가 신축을 통하여 같이 산다는 것은 많은 이해와 양보, 합의가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따로 거주하였던 가족들은 모여살기로 결정한 후 건축설계를 진행하면서 여러 사안에 대해 토론과 협의를 통하여 의견을 조율해나갔다. 몇 층에 몇 째가 거주할지부터 층별로 다른 바닥면적, 공사비 분배의 문제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 다양한 사안들이었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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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가’에 거주하게 될 가족은 모두 15명인데, 입시를 앞둔 학생들을 제외하고 여남은 명의 인원들은 건축사사무소를 찾아 수차례 회의를 진행하였다. 설계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건축가의 입장에서 익숙치 않은 상황이라 처음에는 다소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체 구성원을 위한 건축적인 틀을 입면과 재료를 통하여 제시하고, 각각의 가족들을 위한 가구별 인테리어 컨셉과 공간 구성을 제안하였다. 가족들은 같이 모여살만큼 대화와 토론에 익숙하였고, 현명하였다.

‘다정가’는 이러한 숙의의 과정을 통하여 드러나게된 가족들과 건축가의 뿌듯한 결실이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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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가구는 구성원의 수와 기존에 살던 집의 크기를 고려하여 층별로 구분할 뿐만 아니라, 수직적으로 구성하여 외관과 달리, 입체적으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가족들과 건축가 사이의 의사소통과 조율의 과정이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거실과 주방이 면하고, 1층의 가족실에서 접근 가능한 북동측은 인근 체육공원과 면하여 개방적인 입면을 계획하였고, 주택의 마당과 같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각 가구의 공간구성은 평면과 단면 구성이 일률적이지 않으나, 입면의 통일된 패턴과 창호를 통해 하나의 질서를 갖으며 한 집에 거주하는 가족의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 규칙적인 창호는 각 실의 용도에 맞춰 형성되었고, 곡면 단열재를 활용한 세로 패턴과 더불어 1층의 벽돌타일은 강한 유대감을 드러내며, 가족이라는 굳건한 관계가 대지에 정박하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북서측, 택지개발지구 순환 도로에 접한 도로측 입면은 한 가족의 집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여 적절한 크기의 창호 계획이 이루어졌으며, 이의 조절을 위하여 외부 블라인드를 적용하였다.

(자료제공=경기도건축사회)

건축개요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지역/지구 도시지역 : 파주운정지구
주용도 : 다가구주택
대지면적 : 262㎡
연면적 : 391.54㎡
건축면적 : 156.8㎡
주요구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
주요부분마감 : 외단열 미장마감
층수 : 지상 4층
주차대수 : 5대

 

*** 경기도건축문화상 수상작은 경기도건축사회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게재하였으며, 건축사뉴스 지면에 맞춰 편집해 게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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