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버섯재배사를 활용한 문화복합공간
많이 알려진 것처럼 평택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시설이 두 곳 있다.
미군의 세계 최대 해외기지로, 여의도의 5배 남짓인 캠프 험프리스(14.677k㎡)와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반도체 평택공장(부지면적 289만㎡, 축구장400개)이다.
평택이라는 도시의 이미지에서 이들을 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평택의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여름 햇살이 쨍한 7월의 어느 날, 기사를 핑계 삼아 자연속으로 소풍을 나섰다.
평택이란 지명은 평평한((平) 연못(澤)에서 유래됐다. 평평한 땅에 연못만 있어 지명이 이처럼 붙여졌다. 평택은 평야와 낮은 구릉들이 대부분일 뿐 지역내 제일 높은 산이 해발 208m에 불과한 무봉산이다. 그래서 평택에는 넓게 펼쳐진 평야가 있고,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경기도의 주요 쌀 산지이다.
평택시 오성면 신2리길 59-18 ‘공간미학’은 1992년 농촌생활환경 정주권사업으로 만들어진 창고형 건물로 신리 특작단지(버섯재배사)로 운영되었고 2001년 경쟁력 상실로 운영이 중단된 후 농기계 창고로 사용되다가 2021년 방치된 창고건물을 문화시설로 전환하여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공간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자립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마을협동조합과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커뮤니티 공간,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전시관, 지역특화상품 판매동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공간미학이 담아내려는 지역문화 콘텐츠는 오성면 신리 지역 특산품인 ‘쌀’을 주제로 쌀과 지역주민의 삶 그리고 쌀을 통해 얻어지는 다양한 문화이다.
(설계자 김현정, 황태훈 건축가) 1992년 조성된 창고 외형이 지역적 문화를 잘 나타내는 건축적 요소를 담고 있다. 신리 논·밭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게 개방성을 강조해 공간미학을 찾는 분들에게 평택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게 설계했다. [출처-경기문화재단 보도자료. 2023.03.20.]
온통 초록빛 논 가운데서 만나게 되는 아담한 단층 건물의 오래된 회색빛 외벽은 자신의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듯 하다.
‘공간미학(空間米學)’의 건물 외관은 신리 특산물인 ‘쌀’에서 착안하여 지붕을 [ㅆ]이 중첩되는 형태로 만들었으며, 전시공간(전시동)과 마을자립공간(카페동)으로 분리되어 있다.
안쪽에 위치한 카페동에서 입장료을 내고 전시동을 관람할 수 있는데 입장료에는 커피와 음료가 포함되어 있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경기미술창고 소장품 기획전(주제:자연이 머무는 곳)이 열리고 있었다.
카페동 입구 오른편 중정에는 세월의 풍파가 고스란히 남은 고목이 자리하고 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나무를 지키고자 했던 설계자의 의도가 보여진다. 카페동 내부는 중정을 둘러싸고 ‘ㄷ’자 형태로 구성되어 입구쪽에서는 중정을, 반대편에서는 논을 바라볼 수 있다.
카페동 중정에서 외부계단으로 연결되는 2층 공간은 마을주민들의 커뮤니티공간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1층 카페에서는 지역 쌀로 만든 베이커리와 지역 생산품을 판매한다.
카페동에 들어서니 커다란 창문을 통해 초록 풍경이 안으로 들어와 공간을 가득 채운다.
논이 이리 예뻤나 싶다. 자연경관을 건축 속으로 끌어들여 마치 외부의 경관이 건축의 일부가 됨을 온전히 느껴본다. 자연이 주는 순수함에 복잡하기만 했던 머릿속이 어느덧 차분해 지며, 가을 황금빛 논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하게 된다.
계속 머물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여름날 나의 짧은 소풍을 끝낸다.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변공원인 ‘소풍정원’도 자연속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평택 신리 ‘공간미학(米學)’
주소 : 평택시 오성면 신2리길 59-18
규모 : 연면적 807.28㎡
조성기간 : 2022.7~2023.3
설계 : 그라운드건축사사무소, 우보건축사사무소
시공 : (유)항록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