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지 가봤니? 경기도!」는 경기도 31개 시·군에 있는 가치있는 건축물들에 대한 아카이브의 시작이다. 경기도  곳곳에 분포해 있는 건축 자산을 찾아보고, 건축적 가치와 의미, 역사·문화적인 배경 등을 알아보고 기록하기 위해 기획했다. 첫 목적지로는 의왕에 위치한 「하우현 성당」으로 정했다. 

하우현 성당

하우현 성당 전경(사진=한종훈)
하우현 성당 전경(사진=한종훈)

안양 인덕원에서 성남 판교를 오가는 안양판교로를 지나다 보면 하우현 성당이라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원터마을 쪽으로 빠져나와 돌아가면 성당을 만날 수 있다.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201번지에 소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본당인 하우현(下牛峴) 성당은, 1900년 9월경 갓등이 성당에서 분리 설정되었다.

하우현 성당은 현재 200여 명의 신자 수로 교우촌을 형성하고 있는 작은 본당에 불과하나, 본당 설정 역사 123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성당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성당만 유일하게 장의자가 없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뒷부분에 장의자를 두고 있다.

하우연성당 배치(사진=카카오맵 갈무리)
하우현성당 배치(사진=카카오맵 갈무리)
하우현 성당입구(사진=한종훈)
하우현 성당(1965년 준공)(사진=한종훈)

역사를 좀 더 알아보면 하우현 성당은 이미 1800년대 초반부터 박해를 피해온 신앙인들에 의해 교우촌이 형성되었고, 1888년 갓등이 본당 설립과 함께 본당 관할 공소가 되었다.

1894년에 초가목조강당 10칸을 건립하여 1900년 본당으로 승격된다. 1965년, 은퇴 후 하우현에서 휴양하던 김영근 베드로 신부님이 성당의 붕괴 위험을 알고 미군 부대로부터 건축 자재를 원조 받아 현재의 성당을 신축하였다. 1993년 하우현 공소 건립 10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하우현성당 정면(사진=한종훈)

평범한 외관의 성당 예배당은 가운데 종탑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의 형태이다. 벽돌 구조의 성당은 하얀 벽면에 코발트색 양철 지붕으로 마감돼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의 정교회 성당을 보는 듯 단순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하우현성당(사진=한종훈)

성전 입구에 들어서면 여느 성당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회중석은 장의자 대신 1인용 좌식 등받이 의자와 좌탁이 짝을 이뤄 놓여 있다. 그 수가 40여 개. 평일이지만 띄엄띄엄 앉아 성경을 읽거나 묵상하는 이들, 묵주를 든 손을 위로 올려 양팔 묵주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우현성당 내부(사진=한종훈)

성전 내부는 소박하고 깔끔해 군더더기가 없다. 성전 벽은 하얀색, 천장은 짙은 갈색의 목재로 마감돼 조화를 이룬다. 제대와 독서대, 제대 뒤 십자가 모두 나무로 제작해 따뜻함을 준다. 성화로 장식한 십자가의 길 14처는 성전 건립 당시의 것으로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가파른 나무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가면 성가대석이 나온다. 10여 명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작은 공간이다. 성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돼 누구라도 찾아와 성체 조배와 묵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성당 주변(사진=한종훈)

성당 주변을 둘러보면, 사제관 앞에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서 루도비코 볼리외 성인의 기념비와 동상이 있다. 성인상 뒤로 석조 벽면에 골기와 지붕의 사제관이 보인다. 1906년에 지은 건축물로 20세기 초반 한·프랑스 절충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궁실의 법전이나 절의 금당 등 중요 건물에서 볼 수 있는 팔작지붕(까치박공이 달린 삼각형의 벽이 있는 지붕)이 인상적이다. 오른쪽에는 기도를 할 수 있는 성모마리아상이 있다.

옛 사제관 (경기도 기념물 제 176호)

옛 사제관(사진=한종훈)

초대 주임 샤플랭 신부가 1906년에 세운 옛 사제관은, 2001년 1월 22일 경기도 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되었다. 옛 사제관은 그 몸체가 서양식 석조 양식으로 되어 있고, 지붕은 골기와를 이은 전통 한국식이다. 20세기 초반에 성당 사제관을 건립하면서 한국식과 프랑스 절충식건축기법이 혼용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로, 평면 및 구조·의장 등이 갖는 건축사적 가치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옛 사제관(사진=한종훈)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가 기증한 종이 사제관 처마에 아직도 달려 있다. 사제관은 2005년 보수 작업을 거쳐 경기도 지정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됐다. 지금은 본당 신자들의 면담실로 사용 중이다.

옛 사제관 디테일(사진=한종훈)

하우현 성당은 본당 설정 역사 123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성당이지만, 잇단 관할 구역 재조정으로 본당 승격과 공소로의 강등을 되풀이 한 탓인지, 대개 유서 깊은 성당들은 대개 성당과 사제관이 함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하우현 성당은 본당이 아닌 사제관만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성당 건물 자체는 1965년 신축한 것이기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성당 곳곳은 기도와 묵상을 하며 하우현 본당의 역사를 알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성당 마당 성모상 앞에는 무릎틀이 놓여 있고, 성당 왼편에는 야외 십자가의 길이 설치되어 있다. 본당 사무실에는 역대 주임 사제의 사진과 초가로 된 옛성당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옛 성당은 1894년 5월 하우현의 모본당인 왕림본당 사제와 하우현 교우들이 모금한 1500냥으로 건축한 10칸짜리 초가 목조 강당 겸 성당이다.

십자가의길(사진=한종훈)

그중에서도 성당 옆 소나무밭에 자리한 야외 십자가의 길이 인상적이다. 조각상들로 꾸며진 십자가 길에서 기도하다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성모동산(사진=한종훈)

 

의왕시 하우현 성당

주소 의왕시 원터아랫길 81-6(청계동 201번지)

대중교통 시내버스(303, 1303, 1550-3, 103)이용, 청계 원터마을 입구 하차

자가용 인덕원사거리에서 성남방향으로 직진, 원터마을에서 500m지점 우측

문의 031-426-8921

문화정보 경기도 기념물 제176호[사제관] (2001년 1월6일)

하우현 성당 위치(사진=카카오맵 갈무리)

 

주변의 볼거리

1. 의왕 도깨비도로

의왕 도깨비도로는 안양~판교로(국지도 57호선)에서 성남으로 가는 길목에 하우고개에서 갈라지는 초입에서부터 100m에 이르는 구간에 위치하고 있다. 자동차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뒤로 올라가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의왕 도깨비도로는 다른 곳에 비해 착시현상이 매우 심하여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자 찾고 있다고 한다.

의왕시 청계동(국지도 57호선) 하우고개 입구(인덕원사거리에서 성남방향으로 직진, 원터마을에서 500m 지점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

2. 청계사

의왕시 청계사길 310(청계동 산11번지)에 위치한 청계사는 통일신라시대 때 창건하여 고려 충렬왕 10년(1284)에 중창한 사찰로 자연에 둘러싸여 있어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사찰이다.

극락보전과 종각, 삼성각, 산신각, 수각 등 10채의 건물이 있으며 감로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동종은 보물 11-7호, 목판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135호로 지정되었다.

청계사 입구에 들어서면 청계산 맑은숲 공원이 있어 산책을 하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3. 백운호수

백운호수는 1953년에 준공한 인공호수로, 원래 안양과 평촌지역의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저수지였으나 지금은 호수가 되었다.

백운산과 청계산이 둘러싸고 이들 계곡의 물이 호수로 흘러들어 물이 맑고 풍경이 수려하여 최근 개발된 백운밸리와 더불어 다양한 음식의 맛집들이 생겨나서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여름에는 오리배도 탈 수 있고, 호수 주변 테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도 일품이다.

4. 롯데 의왕 복합몰 TIME VILLAS ☞관련기사

2022경기도건축문화상 동상을 받은 복합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의미의 타임발라스는 온가족이 쇼핑과 함께 소풍처럼 즐길 수 있는 ‘자연속의 휴식’이란 컵셉으로 개발되었다.

타임발라스 주변에 개발이 거의 끝나가는 백운지식문화밸리를 둘러봐도 좋겠다. 다양한 디자인과 재료들을 사용한 상가와 주택들을 둘러보며 디자인의 자극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 필자 추천 경로

① 의왕 도깨비도로  ② 하우현 성당  ③ 백운호수+백운지식문화밸리+타임발라스 쇼핑몰  ④ 청계사

인덕원에서 판교로 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성당 방향 이정표를 조금 지나서 오른편으로 도깨비도로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먼저 신비한 도깨비도로를 경험하고, 안양판교로 밑을 다시돌아 인덕원 방향으로 조금만 나오면 오른쪽으로 하우현 성당이 나온다. 성당을 둘러본 후 백운호수 주변의 맛집도 둘러보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타임발라스 쇼핑몰을 보고 나오면서 주변의 건축물들을 둘러보면 좋겠다.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청계사를 마무리로 보고 나면 오늘 뭐하지? 했던 고민은 어느새 하루 참 알차게 보냈구나 하는 행복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참조

-가톨릭 굿뉴스 / 성지 정보 /하우현 성당

https://maria.catholic.or.kr/sa_ho/list/view.asp?menugubun=holyplace&ctxtOrgNum=2379&curpage=&PSIZE=20

-의왕시 문화관광사이트 / 하우현 성당

https://www.uiwang.go.kr/culture/UWTOURSEE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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