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건축사: 건축으로 읽는 629년의 사회문화사 표지(자료제공=미진사)
서울건축사: 건축으로 읽는 629년의 사회문화사 표지(자료제공=미진사)

629년에 이르는 서울건축을 통사로 엮어, 도시 공간의 변천과 사회문화사를 한눈에 조망

『서울건축사: 건축으로 읽는 629년의 사회문화사』는 동서양 건축을 아우르며 인문, 사회, 예술, 공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관점으로 탁월한 해석을 선보여온 건축사학자 임석재 교수의 신간이 다.

서울건축사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라는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건축물을 통해 조선, 대한제국, 일제강 점기, 해방공간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건축의 629년 역사를 건축적 의의, 사회문화적 맥락, 역사적 중요성 등에 따라 소개한다. 

서울의 건축 역사는 주요 변화 시점마다 각각의 전환기를 겪으며 다음 단계의 새로운 건축으로 발전했다. 저자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각 시대의 전환기적 상황과 새로운 건축 현상을 ‘전환성’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여 조선시대에서 개화기로,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공간으로, 근현대기에서 현대기 로 이어지는 전환기를 중심으로 각 시대를 풀어냈다. 1부 조선시대, 2부 근대기, 3부 현대기로 나뉜 각 부를 저자가 새로이 분류한 연대기로 재구성 하였으며,, 고심하여 선정한 시기별 대표 건축물과 함께 엮어 풀어냈다.

한 도시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는 공간사가 매우 중요하다. 도시가 형성되고 진행되어온 모든 역사를 압축하고 집결한 요약판이기 때문이다. 더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감히 표현하자면 서울을 중심으로 변천하고 발전해왔다고도 볼 수 있다.

서울은 1392년 조선이 건국한 이래 오랫동안 정치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해왔으며, 특히 20세기를 전후로는 경제와 사회문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하여 나라의 현재를 반영하는 상(象)으로 여겨져왔다.

이에 서울이라는 공간의 역사를 살피는 일은 곧 대한민국이 발전해온 역사를 살피는 일과도 맞닿는다. 저자는 한양 정도와 궁궐, 종묘사직, 성곽, 왕릉 건설을 통해 조선이 어떠한 가치 및 사상을 건축에 담아냈는지, 개화기-일제강점기-한국전쟁 이후 재건-경제성장과 민주화 과정에서 시대적 요구가 어떻게 건축을 통하여 드러났는지, 소비자본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거치며 현대 건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등을 풀어낸다.

시대별 서울을 대표하는 400여 채의 건축물과 450장에 달하는 사진 자료

20세기 서울 도시건축 기록사진과 QR코드로 읽는 답사용 온라인 지도까지

『서울건축사: 건축으로 읽는 629년의 사회문화사』는 저자가 평생을 함께해온 도시 서울의 시대별 면면을 살피고 분석하여 엮어냈다는 점에서 한 인 물이 평생을 경험하여 구성해낸 ‘도시건축 여행기’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을 위해 약 2천 채에 달하는 건물을 답사, 취재하여 최종 적으로 약 400여 채를 등장 건물로 선별했다.

궁궐들과 종묘, 왕릉과 사찰은 물론 고종이 구현해낸 근대 도시공원인 탑골공원, 붉은색 벽돌로 유럽 중세 양식을 선보인 명동성당과 정동교회, 서양 고전주의를 구현해낸 각 대학교의 건물들, 압축적 근대화 과정을 이끈 박스형 육면체 건물들, 근대 기술의 승리를 드러내며 높이 뻗은 삼일빌딩, 주상복합 건물의 원조 격인 세운상가, 대형 원형 공간을 대표하는 장충체육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남산 서울타워, 군사정부의 권위를 과시하듯 큰 규모로 지어진 남산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 다양한 특수 구조를 서울건축에 선보인 올림픽공원 내 체육관들, 도시재생사업으로 재 탄생한 선유도공원, 식민 역사를 문화시설로 극복한 서울시립미술관, 곡면 자유 형태가 인상적인 새문안교회, 입체 쌓기가 구현된 공그로트와 테티스, 움직이는 듯한 유동주의 외관의 코 오롱 원앤온리타워, 외국 건축가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동대문역사문화공 원, 공공 영역의 전형적인 건축 양식을 드러내는 금천구청과 마포구민 체육센터 등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책 속에 소개된 건축물들은 629년간 서 울의 도시건축을 이끌어왔고 현재 서울이 있게 한 주역들이며 서울의 뼈대를 이루는 건물, 작품성과 대표성을 띠는 건물이라 할 만하다. 이와 관련 하여 450장에 달하는 사진 자료를 수록해 실제 답사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더했다. 이 외에도 20세기 서울건축의 변천을 살필 수 있는 ‘서울 도시건축 기록사진’을 부록으로 구성하여 아카이브의 가치를 높였다.

또한 책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물들의 주소 목록을 함께 수록하였으며, 답사용 온라인 지도를 구 성하여 QR코드로 언제든 ‘서울 도시건축 여행’에 나서도록 제안했다.

:: 임석재 ::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로, 1994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축을 소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로 저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건축을 인문학과 예술 등과 연계, 융합시키며 독특한 학문 세계를 일구었다. 2022년 현재 60여 권에 이르는 단독 저서를 출간한 다작 저술가이기도 하다.

대표 저서로 『임석재 서양건축사』(2013, 전 5권), 『예(禮)로 지은 경복궁』(2015), 『한국 건축과 도덕 정신』(2016),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2011), 『서울, 골목길 풍경』(2006),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2008, 전 2권),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2010, 전 2권), 『기계가 된 몸과 현대 건축 의 탄생』(2012), 『유럽의 주택』(2014),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2013), 『광야와 도시』(2017), 『극장의 역사』(2018), 『피라미드의 문』(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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