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건축사회 최형순 회장 인터뷰
지역 회장 릴레이 인터뷰 - 안산
내달 2017 경기도 건축문화제를 앞두고 경기도 건축사회는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특히, 내년도 개최지로 선정된 안산 건축사회는 더욱 고조된 분위기다. 안산시 건축사회는 지난 8월부터 제6회 안산 지속가능 녹색건축 컨퍼런스를 진행 중이다. 이 좋은 가을날도 반납한 채, 안산 건축문화의 발전에 힘쓰고 있는 안산시 건축사회 최형순 회장님을 만났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협회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1년에 오스트리아 외국 건축가를 초빙하면서 건축문화제 축제가 시작되었는데, 당시 재무를 보면서 협회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임원을 하면서 건축문화축제를 계속 진행 했는데, 총무시절 유네스코 지속가능 발전교육 공식 프로젝트로 공인을 받게 됐어요. 그게 계기가 되어서 지금까지 건축문화축제 일을 하고 있네요.”
“보통 전시회는 전시가 끝나면 끝이죠. 하지만 건축축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학생들이 합동작품을 출품하고, 어린이 건축학교, 청소년 건축학교, 대학생 아이디어 캠프, 사진공모전, 토론회 등 녹색건축 컨퍼런스는 종합 전시회가 열리는 10월까지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현재 진행 중인 안산 지속가능 녹색건축 컨퍼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이어가셨다.
인터뷰 내내 말씀하시는 눈빛에서 녹색건축 컨퍼런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볼 수 있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프로그램 소개를 부탁드렸다.
- 안산 지속가능 녹색건축 컨퍼런스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어린이 건축학교는 단원구, 상록구 두 팀으로 토요일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총 5회 수업이 진행됩니다. 건축사들이 지도교수가 되어 하루 2시간씩 강의를 하고, 그 결과물은 오는 10월 28일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부터 진행 중인 청소년 건축학교는 ‘내가 살고 싶은 우리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로 육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대학생 아이디어 캠프는 4개 대학 각 12명의 학생들과 지도교수 1명이 한 팀으로 총 16팀이 캠프에 참여합니다. 대부도 엑스포트 연수원에서 ‘살고 싶은 선감도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첫날은 제종길 안산시장님이 오셔서 특강을 했습니다. 캠프의 모든 결과물은 협회로 접수되면 평가, 시상을 하고 전시회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안산에 있는 건축물과 환경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진 공모전도 진행 중입니다.
다음달 10월 전시회에 오시면 이 모든 결과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웃음을 보이셨다.
또한, 녹색건축물에 대한 조례를 인산시에서 제정했는데, 이것도 행사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컨퍼런스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강조하셨다. 2회부터 지속가능 건축에 대한 토론회를 문화행사장에서 진행했는데, YMCA, 시민단체, 건축사, 학회 등에서 참가하여 녹색건축을 주제로 토론을 했고, 그것이 녹색건축물에 대한 조례의 기준이 되었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않으셨다.
이어서, 올해도 도시재생에 대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셨다.
“안산시는 도시가 만들어 진지 30년이 넘었어요. 도시 재생이 적절히 나올 시기죠. 안산시의 도시재생에 관한 토론회가 오는 10월 문화행사장 안에서 열릴 거에요. "
10월 26일부터 3일간 안산시 문화광장에서 몽골텐트 36개를 활용한 전시회가 열릴 것이라며 본 기자에게도 가능한 참여해줄 것을 부탁하셨다.
또,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광장에 대한 얘기를 하시면서, 전시회를 위한 공간으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시민의 접근성이 가장 좋아 선정되었다고 설명해 주셨다. 매년 5월 전후로 안산에서 열리는 거리극 축제는 60-70만 명이 참여하는 안산의 가장 큰 행사인데, 같은 이유로 문화광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며 시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숨가쁘게 진행된 인터뷰 도중 보여줄 것이 있다며 컨퍼런스 리플렛을 들고 오셨다. 자연스럽게 행사를 주최하는 위원회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로 이야기가 옮겨졌다.
- 안산 지속가능 녹색건축 컨퍼런스 위원회는 어떻게 운영 되고 있나요?
96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회원은 15% 정도로 10명 정도 됩니다. 자금은 건축사회에서 일정 부분 지원해주고, 시에서도 꽤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인력 부분에서는 어린이, 청소년 건축학교 6명(교수)을 포함해 젊은 건축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대학생은 학교 지도교수가 직접 참여합니다.
꽤 긴 시간 동안 열정적인 소개를 해주셨는데, 컨퍼런스를 계획, 진행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여쭤보았다.
“처음에는 교수진 구성에 힘든 점이 있었어요. 안하던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자부심 등이 있다 보니 이제는 적극적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모집을 할 정도로 인기 있는 강좌가 되었어요. 안산시 4-6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로 특강도 합니다. 올해부터는 공식적으로 공문을 보내 학교에서 건축사에 대한 진로특강을 원하면 학교로 특강을 나가고 있어요. 일부 건축사님은 4학교 이상을 다니며 진로 특강을 해주기도 합니다. "
안산시의 꿈나무들에게 건축사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일이라며 뿌듯해 하시면서, 또, 혼자라면 못 했을 일이라고, 전 안산시장 김철민 건축사님에 대한 얘기를 꺼내셨다. 김철민 건축사가 시장이 되면서 적극적인 후원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3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안정화가 되었다면서 기반을 잘 닦아 놓은 1등 공신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덧붙여, 건축사들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달라졌다고 말씀하셨다.
"대부도까지 1시간 이상 들어와야 하는데, 시장 특강에 공무원이 50명이 왔어요. 시장이 와서 특강 하는 것 자체가 건축사협회의 위상이 올라간 것이기도 하죠. 이것이 소통의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시장이 참석하고 직원도 참석하고 시장의 강의를 듣고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런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있어요. 문제나 협의사항이 있으면 대부분 사전에 틀을 잡아서 하는데 구청장이나 다른 지자체에서 연락이 오면 그 틀 내에서 협의하는 편입니다."
요즘 들어 생각해 보면 예전 김철민 시장 있을 때 보다는 느슨해진 느낌이 들기는 한다며 기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셨다.
안산시 건축사회 얘기로 돌아가서 유일하게 선거를 통해 당선되셨는데,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애로사항은 없으신지, 어떻게 이끌고 계신지 여쭤보았다.
“안산 협회도 참여율이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 관리가 안 되고 참여율이 낮은 회원들이 있죠. 전까지는 관례에 의해 회장을 뽑다보니 그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나부터는 선거를 했어요. 선거를 치러보니 지지율이 70% 정도였어요. 상대편에서는 실질적인 건축사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는 건축문화축제 등을 위해 능력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부 25% 정도의 회원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당연히 그들은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월례회를 하면 76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해요. 참석율이 꽤 높은 편이죠. 회의에 참석하는 회원들은 한 번쯤은 축제에 참여해주고 축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니 힘이 됩니다.”
“취임하면서 소통과 화합으로 건축사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어요. 생각이 다를 뿐이지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설명하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고, 오히려 반대했던 세력이 더 적극적으로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이슈가 되고 있는 설계비의 현실화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이 궁금해 조심스럽게 한 말씀 부탁드렸다.
“회장이 되기 전에 안산시가 가지고 있는 설계비 현실화 대안을 건축사협회에 설명한 적이 있어요. 설계비 현실화에 대한 문제가 쉽게 진행 되지는 않고 있죠. 공론화 시키고 소통의 장까지는 마련해 놓았지만 밀고 나가려면 제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난해하긴 합니다. 함께하지 않았을 때의 대안에 대한 답이 없죠. 앞으로 6개월 동안 건축사의 양심을 걸고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준비상태에서는 지금부터 제제를 가하자고 했으나 6개월 동안 추진해보고 안되면 제제를 가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이 현실화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조심스럽게 뜻을 밝히셨다.
그러나, 제제에 관한 문제점도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처음에는 인근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했었어요. 인근을 이야기 하자면 경기도 전체가 묶이고, 도 단위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더 잘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보통 인근 시에서 설계를 합니다. 그래서 경기도 단위에서 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현재는 역부족인 것 같아요. 공정거래법 관련해서 제제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축설계가 서비스업이다 보니 공정거래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죠. 서비스가 아니라 지적, 공적 재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면 서비스업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적 재산의 관리 주체로서 사업 분류가 된다고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엔지니어 단가로 금액을 받아야 하는데, 근본적인 것부터 잘못된 것 같아요. 설계비 현실화가 가능해지려면 서비스업이 아닌 적정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격시험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렸는데,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우려를 표하셨다.
“바로 인력수급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물론 5년제 대학 나온 아이들은 지방에서 올라오지 않아요. 한양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안산에 취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다들 in서울을 꿈꾸니까요. 서울에서 오는 경우는 대부분 개업을 하러 오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인력수급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전문대생인데, 비전이 없다보니 많이 빠져나가는 추세에요. 설계를 하려는 인원은 10명 내외이고, 시공 등이나 전문건설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에 덧붙여서, 건축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지 못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건축사 취득도 할 수 없는데 어려운 인턴 과정을 왜 거치려고 하겠어요.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업종의 분류를 서비스가 아닌 공적으로 변경해야 하고, 건축사의 위상이 바뀌면 5년제 학생들도 지방에 취직하지 않을까요. 흐름은 세계적 수준에 따라갔지만 실질적인 상황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인턴제도가 생기면 지방에 있는 설계사무실은 더 많이 어려워 질 것입니다. 학부에 대한 부분과 학제에 대한 부분들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하지만 지방에 있는 건축사들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문대에서 나오는 인력 수급으로 할 수 있도록 자격시험 제도의 변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조심스럽지만 진중하게 건축사의 미래에 대한 관심 어린 애정을 보여주셨다.
마지막으로 건축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없으신지 여쭤보았다.
“건축사들한테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은 어떤 일이 결정되면 함께해주었음 좋겠어요. 일단 결정된 사항은 함께 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외부에서의 이미지도 좋아집니다. 모래알처럼 흩어지기 보다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함께 공유하고 뭉쳐서 따라와 주길 바랍니다. 과거에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라고 얘기하시며 덧붙여 건축사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당부의 말씀도 전해주셨다.
“아들도 건축과에 다니는데, 비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대의 흐름이 있고 방향이 틀릴 뿐이지 과거에도 어려웠고 지금도,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이죠. 함께 손잡고 나간다면 무엇이든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도 그럴 것입니다.”
건축사의 미래에 대해 말씀 하시는 눈빛에서는 최형순 회장님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인사를 드리며, 아쉬운 마음으로 10월에 전시회장에서 뵙기를 약속드렸다.
긴 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신 최형순 회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제6회 안산 지속가능 녹색건축 컨퍼런스가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