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를 위한 AI 활용 가이드 ②
- 읽어야 할 서류가 산더미라면? ChatGPT 말고 ‘Gemini’ 하세요.
건축사를 위한 AI 활용 가이드 ②
- 읽어야 할 서류가 산더미라면? ChatGPT 말고 ‘Gemini’ 하세요.
최인영 건축사((주)한돌 건축사사무소)
지난 연재에서는 ‘AI 3대장’(ChatGPT, Gemini, Claude)의 특징과 나만의 비서인 ‘GPTs’를 만드는 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많은 건축사님들께서 “GPTs로 법규 챗봇을 만들어보니 신기하고 유용히 쓰고 있다”는 후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수백 페이지짜리 시방서나 구조계산서를 통째로 읽혀서 검토하고 싶은데 매번 GTPS를 만들수도 없고, GTP는 환각증상이 있어서 믿을수가 없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오늘은 ‘읽어야 할 자료가 방대할 때’ 가장 강력한 도구인 구글의 Gemini(제미니)와 이를 200% 활용할 수 있는 비밀 무기, ‘Google AI Studio’ 사용법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개발자용 도구 같아 이름이 어렵게 느껴지시겠지만, 사용법은 한글 파일 여는 것만큼 쉽습니다.
1. 구글 생태계의 강자, Gems(잼스)
지난 시간에 예고해 드린 대로 먼저 Gems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Gems는 챗GPT의 GPTs와 똑같은 개념입니다. 즉, ‘나만의 맞춤형 제미니’를 만드는 기능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GPTs와 대동소이합니다.
[Gemini 고급 설정] -> [Gems 만들기]로 들어가서 지시사항을 입력하면 끝입니다.
하지만 Gems만이 가진 결정적인 한 방이 있습니다.
바로 ‘구글 생태계와의 연동’입니다.
많은 분들이 구글 드라이브, 구글 문서 등을 사용하고 있어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이미 필수가 되어버렸죠.
Gems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명령이 가능해집니다.
“내 구글 드라이브 ‘A프로젝트’ 폴더에서 회의록을 찾아서 요약해줘.”
“이 유튜브(건축 신기술 강의) 영상을 보고 핵심 시공법 3가지만 정리해줘.”
챗GPT가 외부 데이터를 가져와 공부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Gems는 이미 내 책상(구글 드라이브) 위에 있는 서류를 훤히 꿰뚫고 있는 비서와 같습니다.
2. 건축사를 위한 진짜 무기, Google AI Studio
오늘의 핵심은 바로 여기입니다. 아마 이 연재기사를 끝까지 읽고 제가 배포하는 앱을 다운받으시는 분은 무릎을 탁 치실겁니다.
만약 여러분이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표준시방서와 우리 현장의 특기시방서를 비교해서 빠진 내용을 찾고 싶다면? 일반적인 챗GPT나 제미니 무료 버전에서는 “파일이 너무 큽니다”라며 거부당하기 일쑤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Google AI Studio(aistudio.google.com)’입니다.
이곳은 원래 개발자들이 AI를 실험하는 곳이지만, 현재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입력할 수 있는 양(Context Window)’이 압도적입니다.
책 수십 권 분량의 텍스트, 1시간짜리 고화질 현장 영상도 한 번에 집어넣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 건축사가 AI Studio를 써야 하는 이유
A. 압도적인 용량 : 챗GPT 대비 약 10~20배 이상의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합니다. (Gemini 1.5 Pro 기준/ 2025년 11월 19일 현재 제미니 3 PRO출시되었음.)
B. 멀티모달(Multi-modal) : 텍스트뿐만 아니라 도면 이미지, 현장 동영상, 녹음 파일까지 동시에 이해합니다.
C. 비용 : 현재(2025년 기준) 테스트 모드에서는 최상위 모델을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3. 실전! AI Studio로 ‘시방서 검토 비서’ 만들기
백문이 불여일타(百聞不如一打)입니다. 바로 실무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복잡한 공공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국토부 표준시방서’ 대비 우리 현장의 ‘시방서’에 누락된 안전 기준이 있는지 검토하는 상황입니다.
▶ Step 1. 자료 업로드
Google AI Studio에 접속하여 우측 ‘+’ 버튼을 누르고, 수백 페이지짜리 [표준시방서 PDF]와 [현장 특기시방서 PDF]를 동시에 업로드합니다. (놀랍게도 금방 올라갑니다.)
▶ Step 2. 프롬프트 입력 (나쁜 예 vs 좋은 예)
여기서도 프롬프트가 중요합니다.
◆ 나쁜 예 :
"두 파일 비교해서 잘못된 거 찾아줘."
(AI는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잘못을 찾아야 할지 모릅니다. 뜬구름 잡는 대답만 나옵니다.)
◇ 좋은 예 :
"당신은 30년 경력의 꼼꼼한 건축 감리단장입니다.
첨부된 [파일1: 표준시방서]와 [파일2: 현장 시방서]의 '콘크리트 공사' 항목을 비교 분석하세요.
특히 '한중콘크리트 양생 기준'에 대해 표준시방서에는 있지만 현장 시방서에 누락되었거나 완화되어 기술된 부분이 있는지 찾아서 아래 표 형식으로 보고하세요."
이렇게 명령하면, AI는 두 개의 거대한 문서를 순식간에 스캔하여 정확히 페이지 번호까지 언급하며 비교 분석표를 만들어 줍니다. 사람이 눈으로 하면 꼬박 며칠이 걸릴 일을 1분 만에 해내는 것입니다.
4. 텍스트를 넘어 영상으로 : 현장 감리 활용법
제미니와 AI Studio의 또 다른 장점은 ‘눈’이 있다는 점입니다. 현장 감리를 나가셨을 때,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오시죠?
현장을 한 바퀴 돌며 1분 정도 영상을 찍은 뒤, AI Studio에 업로드하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영상은 골조 공사 현장이다. 현재 설치된 시스템 비계의 설치 상태를 보고, 안전바 설치 미흡이나 발판 고정 상태 등 안전상 우려되는 지점을 타임스탬프(시간)와 함께 지적해 줘.”
그러면 AI는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여 “00분 34초 지점: 비계 외측 안전망 결속이 느슨해 보임”과 같은 리포트를 써줍니다. 물론 여러분들의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감리일지 초안을 잡을 때 엄청난 시간 단축이 가능합니다.
마무리하며,
1편에서 다룬 챗GPT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글을 쓰는 파트너’라면, 오늘 소개한 제미니와 구글 AI Studio는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분석하는 연구원’에 가깝습니다.
▲ 제안서나 기획안을 쓸 때는 ChatGPT
▲ 법령집, 시방서, 현장 영상 등 대용량 자료를 분석할 때는 Google AI Studio
이 두 가지만 적재적소에 활용해도, 여러분의 업무능력은 훨씬 상향될 것입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텍스트와 분석을 넘어,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미지 생성 AI’의 세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그린 스케치가 근사한 투시도로 변하는 마법을 기대해 주십시오.
[TIP] 오늘 바로 해보세요!
지금 컴퓨터에 잠자고 있는 가장 두꺼운 PDF 파일(법규집이나 해설서)을 Google AI Studio에 업로드하고, "이 문서의 핵심 내용 5가지만 요약해서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줘!"라고 입력해 보세요. 신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최인영 건축사
(주)한돌건축사사무소 대표
(주)유앤미스튜디오 대표
인하대학교 건축학 박사 수료
cvs (국제공인 가치공학 전문가)
녹색건축인증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