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월(銀⽉)
- 2023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 - 김혜림,민경빈(건축사사무소 VINZIP)
도심 속 계획된 단독주택 부지가 가진 구속조건과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상호 충돌하였다. 이웃과의 소통 중심의 도시계획 지침에 사생활 보호, 넓은 내·외부공간을 요구하는 건축주의 바람을 어떻게 양립시키며 온전히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단순히 의식주의 편의를 위한 기능보다 주거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집중했다.
주거공간은 따뜻함, 편안함,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 감각이 직·간접적으로 이 건축물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서 날씨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친숙한 외장재가 필요했다. 더불어 낮에는 내부로 자연채광이 들어오며, 밤에는 외부로부터 사생활을 지키면서 주변 환경에 은은한 빛이 발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 요소였다. 3차원 설계를 통해 내·외부의 시선의 대한 스터디로 개방감과 사생활 보호가 양립할 수 있는 적절한 열림과 닫힘의 간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하여 4곳의 “틈”의 공간이 구축되었다.
집의 골조가 완성되고 건축주와 현장을 둘러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건축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인사동을 걷고 있는데 달항아리를 우연히 보았어요. 그런데 조감도로 본 우리 집과 닮았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 집에 “은월(銀月)”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나와 우리 가족을 객관화하는 시간을 갖고 서로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사용자의 취향이 공간에 점점 깃들어가며 시간과 추억이 쌓였을 때 비로소 기품있는 집이 완성된다.
건축주는 “은월 덕분에 밤에 산책할 때 기분이 좋아요” 라는 이웃 주민의 피드백을 미소와 함께 전달해주었다. 개인의 주거의 기능을 넘어 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 역할을 하고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능을 넘어 역할로, 건물을 넘어 건축문화가 이 땅의 모든 건축에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내부공간은 틈을 통해 끌어들인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목재소재와 화이트 톤으로 마감하여 따뜻하고 담백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외관은 담백하면서도 견고함과 동시에 자연재료인 모노톤의 화강석을 선택했다. 그 결과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면서도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는 건축주의 정중함과도 사뭇 닮아있다.
은월(銀月)에는 4군데의 “틈”이 있고 틈은 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어주었다. 시선을 환기시켜주고 자연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각 틈을 통해 여러 행위가 일어나는데 특히 선큰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계절에 따라 내·외부에서 동적인 놀이 행위가 일어나고, 때로는 정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가족구성원들이 추억을 만들고 집에 애정을 가지게 만드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개요
대지위치 : 분당구 운중동
지역/지구 : 제1종전용주거지역/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 248.10㎡
건축면적 : 122.22㎡
연면적 : 292.90㎡
주요구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
주요부분마감 : 외벽-석재, 칼라강판/ 지붕-석재, 칼라강판
주용도 : 단독주택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주차대수 : 2대
*** 경기도건축문화상 수상작 작품소개 관련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으며, 경기도건축사회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게재하였으며, 건축사뉴스 지면에 맞춰 편집해 게재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