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건축의 새로운 미래
인공지능 시대, 건축의 새로운 미래
삼표피앤씨㈜ PC영업담당 손호균 상무
전 세계적인 챗GPT 열풍이다.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에서 생성형AI 챗GPT를 일반에 공개한 이후, 5일 만에 100만명, 두 달여만에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최근 챗GPT-4o(o는 omni의 약자)가 발표되었다. 기존 챗GPT-4가 가지고 있던 멀티모달 성능에 음성 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시연 영상을 보면 기존의 채팅 방식이 아닌 음성으로 AI와 사람이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생성형AI의 등장, 열광에 이어 AI 기술개발 속도와 빠른 확산은 이전에 우리가 겪은 아이폰 모먼트와 유사하다. 생성형AI 역시 스마트폰처럼 이미 당연한 기술과 비즈니스의 결과물로 우리의 삶에 친숙하고 깊숙하게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해보인다. 챗GPT 등장 이전부터 AI 기술은 우리 생활 속 다양한 분야, 예를 들면 스마트 스피커, 챗봇(Chat Bot), 이미지 인식,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기계 번역 등에 이미 활용되고 있었다. 달라진 점은 챗GPT는 말 그대로 뭔가 만들어내는 생성형이라는 점이다.
생성형 AI를 똑똑하게 활용하려면, 생성형 AI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챗GPT(Chat GPT)를 풀이해보면 그 뜻이 더욱 명료해진다. 대화형(Chat), 생성형(Generative), 사전학습한(Pre-trained), 다음단어 예측모델(Transformer)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성형은 검색이 아니고 기존에 미리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알고리즘 방식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한다는 점이다. 거대언어모델(LLM : Large Language Model)에 의해서 알고리즘 방식으로 빈칸을 채운다고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조선의 OO다"라는 문장을 주면 통계학적 앵무새와 같이 사전 학습과 거대언어모델에 의해 빈칸을 채우는 방식이다. 챗GPT-3.5 모델에서 질문(프롬프트)에 대한 답변에서 환각증세(Hallucination)로 인해 엉뚱한 답변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생성형AI의 차기 Version이 개발되고, AI가 사전학습량을 늘려가면서 이러한 환각증세 문제는 곧 완전하게 해결될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의 3가지 큰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대형 멀티모달 모델의 출현 : 텍스트 기반에서 그림, 영상 등 이미지로 대화할 수 있는 도구로 진화
2) 언어모델의 춘추전국시대 시작 : 다양한 언어모델을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는 AI 환경 구축. 기술적으로 이미 실시간 다국적 통번역이 가능
3) AI 시대의 아이폰 모먼트 개막 : 세상을 변화시킬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생성형 AI 출현
챗GPT 열풍 속,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건축 분야에서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건축과 설계의 특정 부분을 자동화하는 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일 수 있지만, 우리는 항상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설계 최적화, 프로젝트 일정, 위험 분석과 같은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혁신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인간의 판단과 경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당장은 건축과 설계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의 간소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설계 최적화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수 있으므로 과거의 설계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학습시킴으로써 최적화된 설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설계 실무자, 경험자를 찾아 전화, 이메일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면, 내부 플랫폼의 데이터 기반으로 문제원인은 물론 해결책, 담당자가 누구였는지를 신속하게 파악 대응할 수 있다. 단, 이 역시 주어진 데이터 하에서 학습되고 그에 따라 수행능력이 결정될 것인 바, AI 플랫폼 구축을 내부 플랫폼만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 플랫폼과 통합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고도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AI가 건축 분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 건물 성능 최적화 : 건축물의 설계와 건설 단계에서 건물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 건물의 내부 및 외부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여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실내 공간의 쾌적성을 높이는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자동화된 설계 프로세스 : 건축 설계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여 일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의 평면도를 생성하거나 인테리어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등의 작업을 AI가 수행할 수 있다.
- 환경 친화적 설계 지원 : 건물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인 설계를 지원할 수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을 최대화하거나 재활용 재료 사용을 권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물의 친환경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 디자인 과정의 창의성 증진 : 건축사와 건축가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생성하고 평가하여 최적의 디자인을 찾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작업을 보조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역할은 여전히 인간의 도메인에 남아 있다. 건축사, 건축가의 전문 지식과 창의력은 건설과 설계 분야에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건축, 설계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수 있지만, 건축사의 존재가 무시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 직업은 인프라 프로젝트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이를 사용할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스위스 만능칼'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전지전능하지는 않다. 각 산업 특성에 맞는 AI 활용방안을 찾아야만 유의미한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 AI 활용과 관련해서는 LG그룹의 사례를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LG AI연구원을 통해 EXAONE이라는 자체적인 AI 플랫폼을 구축해서 운영중이다. EXAONE Universe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 EXAONE Discovery는 신소재·신물질·신약개발 AI 플랫폼, ATELIER는 언어·이미지 멀티모달 AI 플랫폼이라고 한다. LG그룹의 사례는 AI 기술도 기술이지만 전사적인 협업과 소통, 현업 지식을 가진 현장전문가를 중심으로 본사 AI 전문가의 협업을 통한 현실적인 과제 정의 및 해결 추진이 AI 혁신의 성공요인임을 알려준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다. 항상 본질적인 문제를 바탕으로 도구를 잘 활용하기 위한 고민이 더욱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에 관해 우리가 할 일은 부지런한 현실 따라잡기와 챗GPT를 부담없이 자주 사용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생성형 AI도 그냥 도구일 뿐이고, 학습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됨을 이해하고 오늘부터 하루에 30분 AI와 놀아보기를 추천한다. 인공지능이 일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더라도, 인간의 상호작용과 전문가의 판단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은 건축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우리는 항상 인간의 창의력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AI와 인간의 협력은 건축의 미래를 더욱 발전시킬 것임이 분명하다.
삼표피앤씨㈜ PC영업담당 손호균 상무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삼표그룹에서 레미콘 등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였다.
현재는 삼표피앤씨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영업담당으로 건설생산 방식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PC공법의 현장 적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ohn@samp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