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tor's Interview] 김종기 건축사

2024-05-23     이일 기자

 Mentor's Interview


인터뷰 중간 중간 동료의 입을 통해 ‘포기를 모르는’, ‘내 일같이 꼼꼼하게’라는 표현이 연신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이번 인터뷰이의 평소 업무를 임하는 태도가 예상됐다. 이번 Mentor’s Interview는 ㈜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김종기 건축사를 만나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리고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과 노하우에 대해 들어보았다. 


㈜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김종기 건축사

㈜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물류창고, 병원, 데이터센터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는 물론 현대자동차 협력사로 정식등록되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있는데, 인허가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데이터센터는 전기소요량이 많아 한국전력에서 관련 업무를 해오던 것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되기 시작하고 있는 시점이고,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거치는 등 민원도 많은 편이라 상당히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그간의 데이터센터 설계 경험이 풍부해 노하우와 경력을 알아보고 서울의 메이저 社들의 협력요청도 잦은 편이다. 이미 사용승인 후 다국적 기업에서 사용하는 사례뿐만 아니라 꾸준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는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4센터(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메르세데스 벤츠 효성 서비스 센터(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김종기 건축사는 무영건축을 거쳐 시행사에서 근무하면서 개발 이익이나 인허가 업무를 맡아 노하우를 쌓아왔다. 용인에서 개소한지 18년 정도 되었는데, 직원 50여 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경험이 베이스가 되었다. 이 부분은 독립해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내내 장점을 넘어서 강점이 되었다. 까다로운 인허가 조건 때문에 진행이 어려웠던 프로젝트들이 돌고돌아 김 건축사 손에 넘오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특별한 비결이 궁금했다. “건축사는 설계를 통해서 디자인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인허가 능력이 매우 중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먼저 많이 다뤄본 경험이 가장 큰 비결이지만 많이 다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기하지 않았던 것과 차근차근 조금씩 해결하면서 접근했던 점이 었다. 관공서에 인허가를 위해서 방문해서 단번에 허가가 나지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원하는 바를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번거롭다 생각하지 않고 설득하고 부족한 것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갔다.”

“1 플러스 1은 2가 된다는 공식처럼 된다면 좋겠지만 인허가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독립 초반에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로변의 큰 건물들을 보면서 나에게 인허가를 맡겨주면 돈을 안 받고도 해 줄 용의가 있다는 마음으로 나라면 어떻게 인허가를 진행할지 생각하곤 했다.(웃음)”

앞서 말했듯 인허가가 까다로워 결국 김 건축사에게 맡겨진 프로젝트들도 많다. 그런 프로젝트들의 해결 실마리는 단순히 찾아지지는 않았다. 포괄적인 범위 이상의 관련 법령도 섭렵해야 하는 것은 물론 협의과정에서 공무원의 말의 뉘앙스를 잘 캐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타이밍도 중요했다. “시행사 근무 시절부터 관공서를 방문할 때도 남들이 가지 않는 시간에 갔다. 좀 여유가 있는 시간에 가서 일방적인 요구보다는 합리적인 접점을 함께 찾는다는 마음으로 의논하고 설득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풀려나갔다”고 한다.

또한 개발부담금이나 세금에 관해서도 심도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부분은 상당히 명확하다. 그래서 건축과정에 관련된 세금에 대한 내용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상당히 강점으로 작용함을 강조했다.

더원요양병원(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아모르파티 실버케어(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영종하늘도시 생활형숙박시설(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웰가 타운하우스(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사람을 얻지 못하면 기회를 잃는다는 점이다.

“누군가 내게 어떤 일을 부탁을 하면 내 돈을 투입해서 해주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내 인맥이나 내 능력으로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도왔다. 빚을 놓는 거다. 도움받은 사람은 언제든지 나에게 신세를 갚으려고 한다. 투자없이 결코 그냥 이익이 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장 피드백이 없고 이익으로 환원되지 않더라도 즐거움 마음으로 임하고, 특히 고민스러운 일에 나를 찾아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김 건축사도 왜 시행착오가 없었겠는가. 여러 경험을 통해서 좌절한 경험도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실적이 다른 업무로 이어지는데 중요한 단초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당장의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시간과 노력을 쏟아넣기 힘든 법. 그래서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를 다질 수 있는 프로젝트에는 열심히 돕고 참여해왔다. 김 건축사는 최소한의 인건비만 확보되는 정도의 보상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큰 프로젝트의 작은 일부에만 참여해서라도 얻는 경험에 대해서 투자했던 것이다.

그래서 김 건축사는 “당장 일이 없다보니 위축되고 사회 활동을 꺼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 그래서 망설여질 때는 몸으로 때우는 일도 많이 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여러 단체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그러길 바란다“면서 ”이런 사회 활동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배우고, 지식을 쌓게 되면서 업무능력도 향상된다. 우리 건축사들은 각 개개인이 전문직으로 혼자 업무를 진행할 때가 많지만 그럴수록 협회와 같은 단체 활동을 통해서 동료들과 더 나아가 지역과 사회와 소통하고 상호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배 건축사들도 기회가 된다면 협회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여러 곳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보람도 느끼길 추천했다.

안산시 그린에너지 복합센터(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에스티 평택공장(자료제공=㈜남호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최근 김 건축사는 최근 업계를 보면서 건축사로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건축사는 건축물을 창작하고, 이는 개발행위로 이루어지지만 이제는 개발이 과포화되어 도시재생에 의한 리모델링이나 지속가능한 건축물로 유지하기 위한 시설 점검 엄무, 해체감리 등 건축사의 업무영역이 넓어지고 있기에 이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 시점은 공사비의 과다상승으로 신축은 거의 없지만 중·소규모 공동주택을 LH에 매도하는 형태의 공동주택들만 간간이 지어지고 있다. 그러나 LH의 매입 단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주택들 중에는 일조나 거주의 기본요건을 고려하지 않은  배치나 향 계획, 비상시 소방관이 진입할 수 없는 공용공간 계획 등 건축환경이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임대주택은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 신혼부부가 거주하는 주택인데, 수익성만 추구하여 계획하다보니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해지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서 안타깝다. 건축사로서 생활환경과 주거환경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다시금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