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해체제거 . 이대로 괜찮은가?

몇주전만해도 나라장터에 쏟아져 나오는 입찰정보를 보면 석면해체제거감리용역이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석면해체제제거 감리용역, 석면해체제거 공사 용역이 쏟아져나왔다.

그래서 인지 요즘 '석면시즌'이라고 불릴만큼 많은 학교에서 동시다발로 석면해체제거작업을 하고 있는데 본 기자도 석면해체제거작업 감리를 해보았지만 그때마다 드는 의문 사항이 한두개가 아니였다. 먼저 석면해체제거감리자 입장으로 본 석면해체제거감리를 수행함에 있어서의 의문을 제시하겠다.

첫째. 발주청의 도면과 내역서에 문제가 있다.

발주청에 따라 석면해체제거 도면에 음압기 위치가 표시가 안된경우도 있고, 비산측정위치가 표시 안된것들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석면해체제거 도서 작성시 '작업장기구배치도' 라고 하여 '보양범위', '석면해체 제거작업 현장출입구 설치위치', '음압기 설치 위치', '작업 중 측정 위치', '작업 후 측정 위치' 등이 필요하나 발주청에 따라 석면 철거 범위만 적힌 도서만 있는채로 공사 및 감리 발주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도서의 경우 공사자에게 음압기 위치나 비산농도 측정 위치를 맡기겠다는 것인데. 공사자의 경우 공사 편리를 위하여 실마다 음압기 배치를 안하거나 실마다 농도측정을 하지 않은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또한 내역서 에도 '석면비산농도측정비'와 '측정분석수수료'가 있어야 한다,

석면비산농도 측정비가 11회로 기록되어 있으면 철거를 11일 작업 하라는 것이고 측정분석수수료에 200개소가 설정되어 있으면 작업중, 작업후 농도측정을 200개소 하라는 것인데 발주청에 따라 '석면비산농도측정비'는 설정되어 있으나 '측정분석수수료'가 설정 되어 있지 않아 석면 해체제거 감리를 보는 입장에서 측정 위치와 개소때문에 마찰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석면해체제거 설계시부터 반영되었어야 하는 것들을 미반영한체로 발주를 내다보니 공사업체의 경우 본인들은 내역서에 의한 공사를 할뿐이라며 종종 석면해체제거 감리자와 마찰을 빚게 된다는것이다.

 

둘째로 지침을 따르지 않는 현실의 문제가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행한 '석면슬레이트 해체,제거작업 표준매뉴얼'을 보면 개인 보호구 착용방법 부터 작업장 밀폐방법, 습식작업 방법 및 작업장소 이동시 조치방법등 석면 해체 공정 모두에 걸쳐 행동요령등이 상세히 안내되어 있다.

상세히 안내되어 있는 매뉴얼, 그리고 작업자 및 현장관리자 교육을 다수의 업체에서 미리 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작업 종료후 샤워를 하고 퇴장하는 인원은 거의 없다는게 현실이다. 영하 1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상황에서 비닐 보양만 된 곳에서 샤워를 하라고 하는 감리자의 입장도 난처하지만 그렇다고 석면에 노출된 부위를 그냥 물티슈로만 닦고 나와도 괜찮다고생각하는 무사안일주의적인 작업자와 공사자의 태도도 작업자와 주변인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것이다.

본 기자가 알고 있는 몇몇 석면해체업체도 여름이면 몰라도 겨울에 작업자에게 목욕을 시키는것은 쉽지 않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얼대로 행동할것을 강조할수밖에 없는 감리자의 입장도 참으로 난처할수밖에 없다.

본 기자가 알고 있는 모 석면해체업체의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학교 석면철거는 안했으면 좋겠어요" 왜그러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가만 놔두면 석면에 노출되는 정도가 덜할텐데 실제로 제대로 철거하는 업체가 몇이나 되겠어요. 어린학생들 다니는 학교에서 제대로 철거 안하고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철거하면. 결국 더 많이 노출되는거 아니겠어요?"

물론 한 개인의 입장일 뿐이고, 제대로 공사하고 안전수칙을 지키는 업체도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발주되는 석면해체제거 공사를 보면 복도등에 물건 적치는 기본이고 후속공정이 바로 붙어있어 폐기물을 매일 반출해야 하는 상황도 다수로 벌어지고 있다. 복도등에 학교 물건을 적치할경우 보양 및 음압기 작동이 적정수준으로 이뤄지기가 매우 힘들다. 또한 후속 공정때문에 폐기물 반출을 매일 해야 하는 경우에도 폐기물 반출 전까지 적치하는 장소 가 일부 사람에 의해 언제든지 석면이 노출될 우려가 있을수 있다.

본 기자는 발주청에게 묻고 싶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하는 석면해체제거 공사가 공사일정때문에. 혹은 공사 비용때문에. 제대로 갖추지 않은 도면과 내역서를 가지고 서둘러 해야 하는 것이 맞는것인지. 적어도 '1급발암물질'인 석면 만큼은 발주도면에서도 내역서에서도 공사자와 감리자가 분쟁의 소지가 없고 정확하게 일을 할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것이 아닌지.

후속공정과 개학 일정에 맞춰 급급히 처리하는것보다는 우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것이 아닌지. 본인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그렇게 공정과 시간을 생각하여 급하게 발주할수 있는것인지. 묻고싶다.

본 기자는 석면해체제거 감리 수행시 냉난방기 보양이 잘못된것을 보고 이틀동안 보양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 보양이 덜된 냉난방기 에서 나오는 바람을 쐬야하는 아이들은 석면 비를 맞게 될것이 분명했기에.

그리고 학교 행정실에도 개학전 꼭 냉난방기 청소 전문업체를 불러 별도의 청소를 하라고 말하였다. 11월에 이미 청소를 하여 예산이 없다고 말하는 학교에게 사람이 하는일이고, 발암물질인데. 어린 아이들이 있는곳에서 어찌 한번 더 확인하고 안전을 짚어가지 않을수 있냐고 반문하였다. 어떻게 해서든 냉난방기 청소와 개학전에 전문 업체를 불러 별도 청소를 해보겠다는 학교 행정실장과 교장선생님을 보며 아직 참된 교육은 살아있고 현재 석면 철거 과정에서 미스가 일부 있을수는 있어도 제대로 하려는 공사자와 감리자. 그리고 한번더 확인하려는 학교와 감독관이 있다면 석면해체제거작업이 그리 어렵고 위험한 일만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분명히 발주청에서도 발주전 도서와 내역서 확인을 하여 현장에서의 분쟁사항을 최소한으로 줄여주고 공사자에게 정확한 측정 및 음압기 사용대수와 범위 등을 정해주어 제대로 된 석면 철거가 될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것이다.

내 아이들의 건강이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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