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인공지능(자료=저자제공)

더 이상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첨단의 기술을 의미하지 않고,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이미 우리 사회에 스며드는 시대에,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과 건축 설계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실험을 통해 상상해 본다. 실험에 앞서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건축 설계에 어떻게 도입이 되었고 현재 우리가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디자이너와 어떠한 관계로 시작해서 발전해 왔는지 되돌아본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최근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건축설계와 융합되어야 할 대상이 아닌, 자동화된 설계 방식을 뛰어 넘는 컴퓨터와의 새로운 상호관계를 구축하려는 끊임없는 욕망임을 발견한다.

이 욕망을 바탕으로 도시 및 건축 스케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실제 실험들을 살펴본다.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에게 도시의 조직과 구성을 인지시키고 새로운 도시 조직을 조형하고, 주변에 환경을 고려한 배치를 생성하는 실험은 복잡한 도시 환경과 건축의 상호 관계가 새롭게 정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스케치의 선들을 통해 건축가의 공간이 구체화되듯, 인공지능도 다양한 실험적 안들을 통해 공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실험한다. 각 실험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왔던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클리셰(Cliché)가 아닌 디자이너가 더 넓고 깊은 솔루션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적 도구이자 수동적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아직 건축 설계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다양한 인공지능에 관한 이미지들은 의인화된 디자인 도구로써 그 상상을 한정시키고 있다. 디자인 도구를 넘어 디자인 매개체로, 디자인 매개체를 넘어 디자인 재료로써 건축적 인공지능이 발전하기 위한 중심에는 건축 데이터가 있음을 드러내고, 건축 데이터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상상해본다.

이 책은 인공지능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일반인 및 건축인을 위해 기술적 용어와 건축적 개념들을 짧은 호흡으로 간결하게 설명하려 한다. 어려운 수학적 개념들을 소개하기 보다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인공지능 기술과 건축 설계의 융합을 소개한다.

::이진모::

건축가이자 컴퓨테이셔널 디자이너로서 현재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설계 방법론과 미래 도시의 관계를 연구한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도시건축에 적용하기 보다, 맥락성의 데이터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도시에서 건축 새로운 가능성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는 데이터 기반 설계가 갖는 높은 복잡성을 다루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다양한 도시 및 건축의 문제를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의 문제로 새롭게 해석하여 비결정적 디자인을 구현하며, 인공지능이 건축의 오브제가 아닌 맥락적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적용하여 설계에 응용될 수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우리 사회와 동떨어지지 않은 건축 설계의 새로운 기술적 진보와 설계 방법론을 개발한다. www.jinmorhe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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