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종합뉴스 시흥
의정부지역 건축사 구속사건, 대한건축사협회는 왜 침묵하나?협회는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10월 25일. 각종 언론매체에는 의사협회장이 '의료사고 의사' 구속에 삭발시위 했다는 기사가 순위권기사로 실렸다.
오진으로 어린이가 사망했더라도 진료의사의 법정구속은 가혹하다는 취지다.

얼마전 보도 되었던 의정부 건축사 사건의 경우, 5명이 사망한 화재사건에서 실화자는 금고 1년 6개월을 받았지만 설계, 감리를 한 의정부지역 건축사는 징역 4년 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었고, 특검 건축사는 징역 6개월 형을 선고 받고 집행유예 상태다.
의정부 건축사가 법정 구속된 지 두 달여.
경기도 건축사회에서는 구제를 위한 모금기금 등의 행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정작 인근 시, 도 건축사회 회원들은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이 사건에 앞장서야 할 대한건축사협회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경기도 지역의 일이라 생각하는 걸까?
대한건축사협회는 입장 발표 및 어떠한 행동도 하고 있지 않다.

모든 법정 선고는 판례를 남기고 
그 판례는 다음 사건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의사협회 회장이 삭발까지 감행하며 의료사고 의사구속이 가혹하다 시위하는 것은 구속된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다.
차후 같은 일에 휘말릴 수 있는 회원들을 위한 것이다.

의정부지역 건축사 화재사건이 재심에서도 원심확정을 받게 될 경우
모든 건축사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건축물에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대부분의 언론은 설계자와 감리자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언론에서 떠드는 내용들을 들여다 보면,
불연재가 아닌 외장재나 불에 잘타는 단열재를 쓴 것도. 
실화로 인해 불이 번진 것도.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진 것도.

다 건축사 탓이다.

설계시 그런 재료를 선택했다는 것, 또는 감리를 제대로 못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팩트는
재료는 시공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건축주가 선택하는 것이고
(물론 건축사가 선택의 폭은 제시해준다)
상주감리자가 아닌 이상 현장에서 띠철근과 보조철근의 개수까지 세어내며 감리를 보기엔 감리 대가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것이다.

바뀐 감리 규정에 의하면 거의 매일을 현장에 상주해야 할 정도의 감리보고서가 들어가지만, 그에 맞는 감리 대가는 산정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에 대한 처벌은 경미하고 오롯이 설계, 감리자에게 건축물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그들에게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인간문화제로 등록된 도예가가 있었다. 
심혈을 기울인 그의 작품은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감상 하며 칭송하는 예술품으로 전시장에 전시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시품을 관람하던 a라는 사람이 실수로 도자기를 깨트렸는데 그 안에서 다량의 필로폰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 도자기를 최초로 만든 도예가는 구속되었을까?
누가 필로폰을 넣었는지 
처음부터 있었던 건지 아무것도 밝혀진 바가 없다면 
누구의 책임인 걸까?

도예가의 탓이냐고 묻는 대답에 정답은 '아니요' 일 테지만
요즘 언론에서 떠드는 건축사의 이미지라면 '예' 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건축사는 건축물 안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해 할 모습을 상상하며 정성껏 공간을 창조한다. 그리고 그 건물이 지어질 때는 인간을 지키는 보금자리로써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최대한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감리를 한다.

하지만 건축사가 만든 안전을 위한 공간들을 불법화시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들이다.

계단실 방화문이 답답하다고 도어체크를 풀어내고 난간을 해체하고, 대피로를 차단하는 이들은 사용자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그들의 행위가 가져올 참사에 대해 예견하진 못한, 당장의 편의를 위한 행동이긴 하다.

그렇다면 사건, 사고 발생 시마다 건축사의 책임여부를 따지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가? 아니면 시공자 및 사용자가 건축사가 만들어놓은 법적요소들을 편의에 의해 조정하지 않게 계도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건 사고 때마다 구조기술사 까지 매스컴에 등장하며 건축사의 책임에 대해 떠들어댈 때
대한건축사협회는 어디에 있었나?

그 모든 사건의 책임을  건축사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침묵하고 있진 않았나?

나는 대한건축사협회가 회원이 맞닥들인 일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발표를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다못해 소위 밥그릇 뺏기는 일에서도 침묵한다. 

건축사는 협회에 소속되어 있고  회비도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그 협회는 회원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지 않는다.

의정부지역 건축사 구속사건 역시,
이 판례가 차후 건축사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의사협회 회장처럼 삭발은 못한다 하더라도 대한건축사협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입장문 발표 내지는 건축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에 대해 각종 매스컴을 통해 홍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건축사 전체가 잠재적 범죄인이 될 수 있는 이번 사건을 대한건축사협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의정부사건은 재심을 앞두고 있고 대한건축사협회가 건축적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대응 한다면 충분히 원심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심판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화자보다 더한 형량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당할 정도이었는지. 
죄를 위한 죄는 아니였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일은 건축사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일이므로 대한건축사협회가 나서야 한다.

협회는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회원을 보호하지 못하는 협회는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인영 기자  mybestlife@nate.com

<저작권자 © 건축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인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