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냄새를 지우고 평화를 새긴다
매화향기가 가득할 듯한 지명을 가진 이곳은 미군의 공군 사격장으로 운영되었던 쿠니 사격장 때문에 화약 냄새가 가득했던 곳이었다. 이곳 주민들은 폭발 소리와 진동 때문에 늘 불안해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진동 때문에 1968년 건립된 옛 매향교회의 지붕이 붕괴되었다.
그러나 2005년 미군이 빠져나가고 땅의 상처들이 치유되기 시작했다.
매향리에는 평화마을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여지고, 오랜시간 흉물로 방치되었던 옛 매향교회는 이용백 작가의 모자이크 작품이 더해져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자 전시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이 모자이크 작품은 가리려 해도 가릴 수 없는 분단과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새롭게 지어진 매향교회는 벽돌로 마감되고 고딕성당을 본딴 수직창들을 가지고 있다. 입면이 무표정하고 담담한듯 보인다. 자칫 표적으로 오인될까 십자가도 세우지 못했었다던 옛 건물과 달리 높다란 종탑에 십자가를 세웠다.
교회만 살펴볼 때는 땅의 상처를 기억하기 어렵지만, 옛 예배당을 리모델링한 '매향리 스튜디오'에서 젋은 작가들의 예술작업들은 상처를 기억하고 평화를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