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품고 있는 수원은 수원화성과 어울리는 한옥을 보존 육성해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하고자 수원화성 일대를 한옥촉진 특별건축 구역으로 지정했다. 수원시는 그곳에 일반 어린이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한옥형 보육지원시설을 만들었다. 

수원 한옥 어린이집은 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비주거) 부문에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상을 수상하며 한국적인 아름다운 건축물로 평가 받았다. 설계는 화성 푸르미르 호텔을 설계한 ㈜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대표이사 이관직)에서 진행했다.

본 작품은 한옥촉진지구에 건립된 어린이집으로 겉모습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보육실 중심의 어린이집이 아니다.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보육지원시설로 중심시설은 1층의 육아종합지원센터인 아이러브맘카페이다.

1층의 ‘아이러브맘’ 카페는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유놀이실과 전문상담실, 수유실 등을 운영하며 육아를 지원하는 복합놀이공간이다. 아이와 부모는 카페에서 마련한 놀잇감을 가지고 놀거나 아이의 지능과 감성개발을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전문 보육사가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 양육에 대한 전문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더불어 시간제 보육실을 함께 운영한다. 

2층의 중심시설로는 장난감도서관이 있다.

어린이집이라는 현대적인 용도와 한옥이라는 건물의 양식을 결합해야 하는 것 그리고 제한된 대지에 한옥을 복층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가구식 홑겹으로 구성을 하면서 적당한 기둥 간격으로 설계해야 하는 평면에 필요한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서 1층은 가운데가 열린 ‘ㄷ’자가 되었고, 2층은 전면이 있는 뒤로 열린 ‘ㄷ’자의 평면으로 구성되었다. 전면의 중심부는 필로티 형태로 1층이 비워지면서 작은 마당이 생겼다. 행궁이나 관아의 정문이나 정자의 경우를 제외하면 이러한 2층 집의 한옥은 전례가 드물다.

수원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는 이 건물의 중요한 참고가 되었다. 장석주 위에 루가 얹힌 형태를 빌려와 형태를 구성했다. 2층은 5량을 지붕 가구의 기본으로 하고 돌출된 평면에 루정자의 오픈 공간을 배치하고 2층 툇마루와 연결했다.

 어린이집은 수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팔달산과 수원화성, 행궁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특히 2층 루마루에 오르면 전면에 정조대왕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순조 때 건설된 화령전과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융릉을 원행할 때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화성 주민에게 열었던 낙남헌이 내려다보인다. 

주민 휴게와 관광을 위한 코스로도 쓰일 이곳의 전망은 더 없이 아름답다.

전주 한옥마을과 북촌의 관광화 성공 이후에 한옥은 정부에서도 민간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한옥의 개념과 정의, 최소 요건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토지의 효율 때문에 2층 한옥이 지어지고 그것이 새로운 가로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건축적으로 도시적으로 하나의 실험이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 전문가와 도시행정가, 대목수와 한옥건설회사, 문화재 전문가들의 관심과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의 작은 시도들이 모여 미래에 이 시기의 경향이 어떠한 도시적 현상으로 기록될 것인가 기대된다.

건축사로서 한옥을 배워가면서 만들어가는 건축 행위가 사용자에게도 좋은 집으로 기여하고, 도시적으로도 좋은 건축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설계자 이관직

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가협회 회원. 고려대학교, 경기대학교 교수(현). 2004-2006 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심사위원 및 서울 관악구 건축위원회 위원(현).

주요작품으로는 

리츠칼튼호텔(1990), 93엑스포쌍용지구관(1992), 중국 해남 868 TOWERS 설계담당(1993), 하비에르 국제학교(2003), 해운대117타원(2007), 능동로10-A빌딩/서울시 건축상(2008), 동작구립 종합체육관/우수작 당선(2010),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2012)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