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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인 느낌의 단독주택, 마당 통하는 집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주거 부문 동상 수상, 최홍종 설계

남서울CC 내에 있는 고급주택단지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검박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동양적인 느낌의 단독주택이 있다.

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주거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의 최홍종 건축가가 설계한 단독주택 '마당 통하는 집'을 소개한다.

외관 정면사진 ⓒ신경식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대지는 1970년대에 주택지로 조성된 후 우여곡절을 겪어 오늘날에야 집들이 들어서고 있으며, 단지의 전 필지가 300평 이상으로 분할되어 세법상 호화주택으로 분류되는 고급 주택단지이다. 여기에 건축주는 튀지 않으면서 조용한 집을 짓기를 원했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듣고 단지를 돌아보는 내내 이 단어가 떠올랐다.

 

북측석경, 사진 ⓒ신경식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이불루 화이불치’는 말 그대로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라는 뜻으로 고구려와 신라를 견주어 백제문화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표현이다. 또한 이는 한국 전통미학을 관통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종묘 정전의 태실과 열주(列柱) 사이 좁은 퇴칸에는 화려한 단청과 조각도 없지만 엄숙하고도 신성한 공기가 머문다. 해인사의 지붕들은 주변 산세와 어울려 그 단아함은 극치를 이룬다. 우리 옛 건물은 애써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검박한 아름다움으로 그 가치를 더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이러한 생각은 설계 내내 고민으로 남았고 기능, 조형, 구조, 재료… 심지어 공사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당으로 통하는 필로티, 사진 ⓒ신경식

밈(Meme), 문화모방적 유전인자

남서울 단지는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좀 특별한 주거단지이다. 공사 내내 도심지에서 그 흔하게 일어나는 민원 한번 없었다. 인허가 때도 마찬가지다. 단지 자치회에서 설계안을 먼저 검토하여 협의했을 뿐 아니라 행정업무까지도 척척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더욱 특이한 건 포탈에서 제공하는 스트리트뷰가 없다는 점이다. 각필지로 연결되는 도로는 사로로 공공에게 제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방법을 위한 보안은 철저했으며, 정기 모임, 동호회 모임 등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존재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모여 살게 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영국의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생물의 유전단위인 진(gene)의 개념으로 설명이 안 되는 문화모방적 유전인자인 밈(meme) 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밈(Meme)은 한 개체에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또는 믿음이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말한다. 지방에 따라 다른 노랫말과 가락으로 복제된 '아리랑'은 밈의 대표적 예이다. 유행하는 머리모양, 패션 등도 하나의 밈이다. 계속 귓가에 맴도는 광고문도 하나의 밈이다. 생물의 유전자처럼 밈도 복제되고 전달된다.

마당내부사진 ⓒ신경식

건축에서의 밈은 어떨까?

수많은 문화적 유전자인 밈에서도 유독 건축적 밈은 그 복제성의 장기화와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남서울 주거단지에서 건축은 문화적 밈의 중요한 베이스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웃과 함께하는 가든파티, 이를 위한 마당. 각각의 취미와 교류, 이를 위한 스크린골프, 당구대, 와인바 등 그들을 위한 특별한 동선들이 존재한다.

지하 취미실 사진 ⓒ신경식

어떻게든 통하게 하고 싶었다...

350평의 큰 땅, 조망 좋은 대지, 자유로운 설계조건… 이 정도 규모의 주택이 가로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또 다른 실험을 하게 되었다. 처음 현장 방문시 가로면과 주택이 어떠한 관계를 가져야 하는 지에 중점을 두었다. 다른 집들을 보면 마당과 길이 담을 쌓고 분리되어 있는 모습이 보기 안좋아 어떻게든 마당과 길이 통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로티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마당이 길과 통하면서 프라이버시는 확보되는 건물 배치를 생각했다.

전면 마당으로 통하는 필로티 사진 ⓒ신경식

이 집의 시작은 동측 8m 도로에서부터 시작된다. 설계의 고민도 여기서부터다.

3~4개의 안을 진행하면서 마당의 위치는 조망과 향을 동시에 고려한 남서측에 위치하게 되었고, 동측으로는 길과 직각되는 한켜를 배치하였다.

이켜의 1층은 필로티로 덮혀진 주차장이 되었고, 상부층은 개구부가 없는 침실매스이다. 떠있는 매스는 마당과 적당한 레벨을 두고 열려 있다. 서측 빈 공간과 조망의 연결통로 이기도 하고 동측의 자연환경을 집으로 끌어 들이는 역할도 한다.

선큰 사진 ⓒ신경식

자식들이 다 출가하여 240여 평 되는 큰 집에 주인 내외가 사는 집이라 방문객들이 오면 편하게 휴식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많이 계획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2층은 주인내외가 거주하는 침실과 서재 그리고 손녀가 올 경우 손녀방을 계획했고, 1층에 주 거실을 배치하고 후면부 침실은 게스트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하였다.

제약된 건폐율 때문에 현관 상부는 오픈 되었고, 많은 시설들이 지하로 배치되었다. 집주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동네의 문화(파티) 등을 고려하여 마당 또는 지하 멀티룸의 쓰임새를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지하는 이 집의 소통공간이 된다. 커다란 멀티룸(취미실)은 손님들이 왔을 때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공간과 더불어 스크린 골프장을 추가 했다. 또한, 지하의 공간들은 선큰을 통하여 전혀 지하 같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외부공간으로는 마당을 들 수 있는데, 남쪽으로는 기존 주택이 들어서서 서쪽의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남쪽의 마당과 서쪽의 야외BBQ장을 계획, 외부 싱크대를 설치 하였다.

가장 전망이 좋은 2층 남서측에 주인 서재가 위치하며 그곳이 이 집의 클라이막스이다.

2층 서재 사진 ⓒ신경식
2층 서재 사진 ⓒ신경식

적절한 스케일의 벽면, 내외부 숨은 기능 찾기

사이트 주변의 성격은 대단히 명확하다. 동측과 면한 진입도로, 북측엔 새로 지어질 대지, 남측엔 이미 지어진 이웃, 그리고 서측은 좋은 원경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강한 각각의 면과 맞이 할 새집의 입면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많아진다.

우선 입면의 연속성을 염두에 두었다. 실내의 반자높이에 해당하는 2.8m를 기준으로 재료는 분리된다. 이 분리된 재료에서 상부는 머쉬룸크림이라는 흰색돌로 연속성을 확보하고 하부는 열리는 구간, 막히는 담장 등에 따라 자연석 쌓기 및 목재, 럭스틸이 사용되었다.

담장석경 사진 ⓒ신경식

동측과 북측의 벽은 이웃에 대한 프라이버시 확보로 개구부를 최대한 절제해야 했고, 2.8m 높이의 석축이 담장처럼 이웃과 함께한다.

이에 비하여 남측과 서측은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 향과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하 채광을 위한 썬큰은 당연히 건물 깊이가 깊은 북측에 면해 있다.

방향의 성격에 따라 실내의 기능이 적절히 배치되고 이는 외부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집의 성격을 인지하게 된다.

2층 서재 앞 테라스 사진 ⓒ신경식

설계자 최홍종

실무건축가. 20여 년 동안 도시설계, 주거단지, 주상복합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건축을 좀 더 쉽게 대하는 태도’에 주목하였다. ‘건축을 풀어나가는 건축가는 어렵고 힘든 작업을 거쳐 완성하지만, 그 사용자는 건축이 편하고 쉬워야 한다’라는 그만의 철학을 완성 중이다. 최근에는 작고 밀도 높은 단독주택과 기존 도심의 건축에 관심을 갖고 그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명지대에서 학사, 홍익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였고, 2014년 ‘가회 한경헌’으로 대한민국 한옥 대상, 2016년 ‘운중천 이웃집’으로 경기도건축문화제 금상 등을 수상했다.

1층 거실 도자기꽂이 사진 ⓒ신경식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63 SEOGANGDAERO MAPO_GU SEOUL, KOREA

TEL :  02) 6959-8235

Homepage : http://choihongjong.wix.com/choihongjong

 

유정아 기자  dbwjddk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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