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수명(山紫水明), 풍요한 고장으로 무궁하다

2016.10 용인시청 전경

용인시는 容認(용인: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음)으로 용인(用人: 사람을 씀)된 도시로 긍정적이나, 대기업이 많아 용인(庸人: 어리석고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용인(傭人: 고용된 사람) 됨을 조심해야 하고, 용(龍) 같으나 어진 인(仁) 이미지가 풍기는 도시이다.

용인시는 예부터 사람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인정하고 쓰는 곳이라 교육 문화 스포츠 요양시설이 몰리는 곳이다. 또한, 산자수명(山紫水明)하고 풍요한 고장으로 힘찬 전진의 기상과 참신한 기풍을 조성하여 비약적으로 무궁하게 발전하는 시이다.

용인군은 서울과 왕래가 많은 곳이였지만 경부고속도로 준공 후 교통의 발달과 서울 강남의 배후 위성도시로 성장했다. 용인 하면 떠오르는 것이 용인민속촌, 애버랜드, 호암미술관, 골프장 등이 있다.

'용인시청역' 하늘을 나는 용같은 경전철

대학은 경희대학교, 명지대학교, 강남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단국대학교, 대한체육대학교 용인대학, 용인송남대학, 루터신학교, 총회신학원 등 10여개 대학이 있어 배움과 젊음이 있는 도시다.

골프장은 수원, 양지, 오산 등에 27개소가 집계되는데, 이런 환경이 세계적 선수들을 배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단, 영국 평지에서 시작된 골프가 일본을 경유해 한국에 유입되면서 평지는 농지법이 강해 야산으로 배치되어 아름다운 용인 풍광을 해치는 반작용이 있었다.

그래도 자연과 조화롭게 배치된 뮤지엄이 33개소가 있어 뮤지엄 시티로서 양적으로는 일본 수준을 따라간 도시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뮤지엄을 박물관, 미술관으로 구분하는데 용인시에는 한국등잔박물관, 세중 돌 박물관, 단국대 석주선 박물관, 한국민속촌박물관 등 19개소 박물관이 있다. 경기도 시군에 한 곳도 없는 곳이 허다한데 양(量)적으로는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미술관은 마가미술관, 이영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한국미술관 등 14개소로 문화면에서 선진도시이다.

노인복지시설로는 용인서울요양병원, 용인 베스트원요양병원 등 요양병원이 12개소로 노인시설이 다수 설치되고 있으나 텃밭, 정원, 잔디밭 등이 필수인 등급이 선행되어야 한다.

용인은 도시개발 및 교통시설로 파생된 빚을 아파트 유치 등으로 모두 상환하였다고 홍보하고, 경기도청 유치 운동도 한 적이 있다. 뮤지엄의 질을 높이는 지원을 하여 관광투어코스를 개발해보기 바란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는 본 기자가 기억하는 일화가 있다. 파리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원장을 역임한 뉴욕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박영길 전 원장에게 경기도에 좋은 뮤지엄이 필요하다고 하였더니 백남준을 잘 안다고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작품이 흩어지지 않게 모아야겠다고 하였다. 이에 그가 임창열 도지사를 2번이나 만나 백남준아트센터 설립을 결정하였는데 본관이 수원백씨라는 연고만 있다고 아쉬워한 적이 있다.

백남준 작품소장이 적다고 하나 개관 시 박수근미술관이나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시민의 관심이다. 지난해 7월 알바르시자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만난 전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L 교수의 얘기에 따르면 교통이 불편하고, 작품이 적고, 운영이 잘 안 되는 등 문제가 많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필자는 전에 독일 뒤셀도르프 미술관독립공간에서 백남준 <tv정원> 작품이 큰 대우를 받고 있는 걸 보았다. 독일 서북부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각광받는 로켓기지 홈브로이히의 랑엔 재단 미술관은 단순하지만 안도 다다오의 설계가 인상적인 미술관이다. 이곳을 예로 들면 교통이 불편하지만 방문객이 있는 편이다. 미술관 실내 노출콘크리트는 너무 강해 작은 그림이 벽에 붙어있기 힘들어 보였다. 그림을 위한 건축이 필요해 보인다.

설계도 없는 집 장욱진 화백이 지은 집

용인 장욱진 고택과 화백이 손수 지은 지은 붉은 벽돌집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기 위해 여러 번 방문하였다. 

“장욱진은 이중섭, 그리고 박수근 등과 같이 근대한국미술 산맥의 우뚝 솟아 있는 3대 봉우리의 하나이다.” - 근대한국미술가논고 이경성 일지사 <공간>84호소재, 1974

국립중앙박물관 전 J관장과 고택찻집에서 사모님과 자녀분들을 문화재 등록 직전 만난 적이 있다. 나는 한국은 전쟁이 많은 나라이므로 작품이 3군데 분리 보관되어야 안전하다고 설명하였다.

추사 김정희 유물도 일본에가 후지츠카 연구실과 집에 각각 보관되다가 2차대전시 공습으로 일부 소실되고 나머지가 추사 마지막 체류지 과천시에 기증 후 추사박물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가족에게 설명해드렸다.

붉은 벽돌집은 창이 작아 탈색 등 그림보호에 유리하고 열관리에도 장점이 있다. 대전미술관내 L씨 미술관은 유리벽과 창이 많아 동양화 전시에 불리하고 지붕에 유리는 시간이 지나 방수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무조건 외국에 따르지 말고 한국 풍토와 지방에 맞는 미술관을 짓는 천년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장욱진화백 고택

모현면 동림리에 있는 마가미술관은 1986년 여름에 건축을 시작해 10월 26일 개관하였다. 송번수교수 작업장으로 연건평 160평을 나의 설계로 마련하게 된다. 직사각형 평면 4개의 프랑스레드(red) 독립기둥이 구조적이며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곳에서 안양문예회관 무대 막 작업을 하였다.

송교수는 한국전력본사기획설계를 나에게 소개했는데 건축가 강석원에게 소개해드렸다. 여름에 토목학회 회원들과 유럽답사를 하였는데 파리에서는 강석원 건축가가 마중 나와 주셨다. 영국토목학회 회원들과 모임 후 식사도 같이 하였다. 영국에서는 대형 격납고 같은 것은 토목에서 설계한다고 설명하였다.

용인 모현면 에는 IMF직후 내가 설계한 섬유예술가 권혁 스튜디오가 있는데, 대지는 3각형이고 2층이다. 마가미술관 송번수관장도 삼각형 작은 땅에 디자인이 잘 되었다고 방문 시 이야기했다고 한다. 작가는 미국명문대학교 출신이고 부친이 시공했으며 박수근미술관 체류작가를 했다.

부친의 집은 서초동 사무실 동측 한집 건너에 있어서 사무실에 부친과 방문한 적이 있다. 그의 친구 미국필라델피아 미술대학 교수가 이 작업실이 좋다고 자기부모에게 소개해주어 우리는 거제도에 다녀 온 적이 있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126번지 단국대학 죽전 캠퍼스 내 단국대학교 석주선 기념박물관은 2009년 4월 새롭게 개관되었다. 난사 석주선 박사는(1911~1996)는 한국복식연구에 평생을 바친 분으로 6.25전후 사라지는 우리나라 복식유물을 수집하였다. 박물관에는 석주선박사가 평생을 바쳐 수집해온 개인소장품 3365점이 보관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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