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 보이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지어진 편안한 집

 

수원 장안동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면 볕이 잘 드는 마당을 중심으로 편안하고도 평범해 보이는 주택 한 채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지난 2016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부문에서 용인시장상을 수상한 수원시 장안동 102-4에 위치한 주택이다.  

 

“모든 만물은 내재적 질서가 있다.”

이번 설계는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만나는 마당에서 시작되었다. 마당은 건물을 모두 배열하고 남은 자투리땅에 조성하는 게 아니라, 기운이 충만한 곳에 마당자리를 먼저 결정하고 건물을 계획하는 것이다. 자연의 진리에 순응하며 정해진 내재적 질서에 따라 지은 평범하고 편안한 집을 소개한다.

 

 

좁은 골목과 마주한 생김새가 긴 땅에 2개의 마당을 먼저 구획하고, 공간을 안채와 사랑채, 객이 머무는 별채로 나누었다. 대지는 약간의 고저차가 있는데, 도로면이 낮고 안쪽 깊숙한 부분으로 갈수록 높다. 두 개의 마당은 고저차에 따라 마당의 쓰임과 역할이 결정되었다. 마당의 주종관계에 따라 안채와 사랑채가 결정되고, 사랑채 맞은 편은 손님이 머무는 별채로 계획되었다. 정해진 위계질서 안에서 지붕형태, 창호의 장식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쓰임이 결정되었다.

 

 

이 집은 마당을 통해 우주의 기운이 대청으로 전달된다. 이 우주의 기운이 실내에서도 서로 통하도록 공간을 조성하였다. 안채와 사랑채의 실내공간은 대청이 중심이 되는데, 대청에 서 있으면 대지 내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개방적으로 설계하였다.

 

 

반면, 땅의 기운을 받지 못하는 방의 후미진 가장자리에는 땅과 가장 가까운 곳에 측창을 두어 땅의 기운을 받도록 하였다. 모든 방에는 수납을 위한 반침을 두었는데, 측창 상부에 반침을 설치하였다. 이 주거의 모든 설계는 설계자의 의도대로 인위적으로 설계를 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정해진 내재적 질서에 따른 것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위치: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41번길 20

용도: 단독주택

설계자: 건축사사무소 하오/ 김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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