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들어가면 성폭력범

남녀를 구분하는 건축공간은 목욕탕과 탈의실 및 화장실 등 주로 노출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이성간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집에서 혼자 사용할 경우 남녀구분을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미래의 화장실이나 고급화장실은 남녀의 구분 없이 개별공간으로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런 고급화장실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남녀가 구분되는 화장실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장기간 계속되리라 본다.

 

남녀가 구별되는 공간에 잘못 들어가게 되면 고의성이 있든 없든 간에 이성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운이 나쁘면 “성폭력 특례법”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용변이 급해서’ 또는 ‘술에 취해서’ 등의 요인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성의 화장실에 들어갈 수가 있다. 대부분 사람은 이런 경험을 한 번씩은 있다고 본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많은 사람이 이성의 화장실에 잘못 들어가 법적 신고를 당해 고난을 겪는 글들이 보인다. 물론 남자가 대부분이며 모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또 명쾌한 해결방안은 없을까? 또 우리 건축사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대부분 공중화장실의 남녀위치는 입구에서 보면 좌우로 병렬되어 있는데 그 위치 방향이 규정되지 않고 혼재되어 있다. 사용자는 급해도 반드시 출입구 앞에서 위치 파악을 하고 들어가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이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는 경우 남녀 위치를 인지하지 못해 위치선택의 불편함은 이루 다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는 문제인데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자동차의 통행방향을 규정하지 않았다면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니 좌측으로 가고 내일은 비가 오니 우측으로 갈까’ 하면 도로는 혼돈의 도가니에 들어가서 자동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도사리고 있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공중화장실의 남녀위치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합당하다면 어떻게 정해야 할 것인지 대한 근거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설치된 공동화장실에서 가장 사용인원이 많은 것은 수도권 지하철역사 이다. 이곳의 화장실의 남녀위치를 살펴보면 특정하게 한 위치 있는 것이 아니고 반반 정도 섞여 있다. 또 이용률이 높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그와 같이 규정이 없다.

 

자동차의 통행방향은 프랑스 등 유럽의 영향을 받은 나라는 우측통행을 하고 영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는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 통행방향이 다른 문화권에 가서 운전하면 사고의 확률이 높아진다. 또 상호 문화권에 연결도로의 경우에는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융화시키고 있다.

세계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각 나라의 문화와 경제적 원리에 의해 자동차의 통행방향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경제적 안전적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근대에 공중화장실이 만들어지면서 안전과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특별히 방향을 규정하지 않았고 세계 어느 국가도 이를 규정하지 않았다.

화장실의 남녀위치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통일을 한다면 화장실 사용에 좀 더 편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하루에 6번 화장실을 사용하니까 작은 배려가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제는 문화선진국인 대한민국이 앞장서 화장실을 문화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

화장실에서 남녀공간의 방향설정이 자동차의 통행방향에 비해 중요하지 않을지라도 이를 규정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편리한 세상이 될 것이다.

지금 화장실의 방향을 규정한다고 해서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지만 새로 짓는 화장실이나 기존화장실을 리모델링할 때 적용한다면 50년 후 대부분 공중화장실이 규정대로 위치하게 되어 좀 더 편리한 화장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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