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化粧室)의 뜻은 '화장하는 곳'인데 왜 '용변을 보는 곳'을 지칭하는가 그 이유를 알고보고자 전편에 이어나간다.

 화장하는 곳 파우더 룸(powder room)의 기원은 18c 귀족들이 애용하던 흰 가발에 분(粉, 가루)을 칠하기 위한 작은 방을 지칭한다. 지금 서구에서는 안락하고 쾌적하게 화장하는 장소를 뜻한다. 또 우리나라는 아파트에서 침실과 욕실사이에 작은 방을 파우더 룸으로 부르고 있다.

 

‘toile’은 프랑스 언어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할 때 어깨에 걸쳐 입은 망토를 가리킨다. 17c 후반에는 천으로 덮어있는 화장대를 지칭하기도 하였다. 이후에는 거울, 빗 및 화장품, 메이크업 용기를 포함한 화장실 서비스 및 여기서 보낸 시간 등을 포함하여 ‘toile’이라 하였다. 또 화장(化粧)을 위한 특별한 방을 지칭할 때와 캐비닛 화장실 등을 지칭할 때도 그렇게 불렸다.

이처럼 ‘용변을 보는 방’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Toilet’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중세 프랑스 도시에서는 정식으로 공중화장실이 나오기 전 간이 이동화장실을 이용하였다. 이동화장실 주인은 양동이(요강) 2개 맺고 다니면서 “화장실 필요하신 분?”하고 소리를 내고 변기가 필요한 손님은 망토를 두르고 머리만 내민 채 양동이(요강)에 앉아 용변을 보았다. 이 이동화장실에 특별한 이름이 없었고 망토를 사용하여 용변을 보기 때문에 ‘toile’라고 불렸다는 것이다.

 

 근대의 첫 공중화장실은 1824년 독일 베를린의 니콜라이성당 옆에 세워졌다. 그리고 바로 독일과 유럽전역에 퍼져나가게 된다. 당시 독일에서 공중화장실을 ‘tolette(투알르)’라 하는데 이는 프랑스어인 ‘toile’에서 유래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8c 프랑스는 유럽의 강국으로 프랑스어가 지금 영어처럼 국제어로서 통용되었기 때문에 독일에서 차용했을 것으로 본다.

이 용어가 세계화가 된 것은 국경을 넘나드는 열차와 선박의 공중화장실에 이를 표기하면서 퍼져나갔다.

화장실(化粧室)의 어원은 프랑스어인 ‘toile(망토)’에서 시작되었고 ‘용변 보는 방’을 우회적으로 좋게 표현되고 진화되었다. 변소를 ‘화장하는 곳’으로 표현한 것이 언어상 서로 맞지 않고 어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화장실이란 단어가 생활에 자리하였다.

단순히 ‘용변을 보는 곳’만이 아닌 이곳을 ‘변소’나 ‘치간’이라고 할 사람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화장실 건축은 단위면적당 공사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이 되었고 건축물 수준을 판단하는 척도의 기준이 된지 오래다.

화장실은 이제 일차적 욕구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많은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장소로 인지되고 있다. 냄새나는 공간을 넘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명상의 공간이 되고 비움으로서 행복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화장실을 좀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같이 노력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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